모든 업무가 전자적으로 처리·교환되는 정보통신망은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해커들의 표적이 되기 일쑤이다. 정보통신망에는 바닷속을 탐험하는 것만큼이나 신비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망에 들어가보면 진귀한 보물들을 발견하는 뜻밖의 횡재를 얻기도 하고 철옹성으로 감싸인 신비의 세계를 아무도 모르게 구경했다는 쾌감과 희열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어디 이뿐인가. 심지어는 국가적인 군사 통제망에 침입, 위기일발의 상황을 연출하는 경우도 있다. 함정에 잘못 빠져들면 희대의 지능범으로 몰려 영어의 몸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컴퓨시스템에는 해커들을 감시하는자체 「보안대」가 조직돼 있다. 비밀취급 인가자가 아니면 접근을 막는 이른바 방화벽(fire wall)도 쳐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여러가지 보안 소프트웨어들이 출시되고 또 다양한 안전장치가 강구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해커들이 보안요원을 따돌리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해커들의 수법이 너무나 교묘해 쉽게 범인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단순 절취사건이나 사생활 침해도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판에 국가 기간전산망을 흔들어 놓는 사건을 일으킬 경우 사회전체가 마비될지도 모를 일이다. 정보사회에서는 천재지변만 재난과 재앙이 아니다. 해커들의 무분별한탐험이 자칫 人災를 불러온다.
이같은 해커들의 전산망 침입사건은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내 최고의 해커방범대가 대학전산망을 해킹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던져주고 있다. 해킹방지를 위해 매체에 글을 발표하고 외국 해커를 적발하는 등 국내 최고의 정보망 보안전문가 그룹으로 불리는 한국과학기술원생들이 포항공대와 이화여대의 전산시스템에 침입, 자료를 삭제하거나 파일을 훼손한 혐의로 검찰에 입건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의 컴퓨터가 최근 여러차례 침입당하자 보복차원에서 타 대학 전산망을 해킹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보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다. 정보통신망 보안에 철저히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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