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코오롱영상사업단 김재환 상무

섬유업체인 코오롱은 대기업들 가운데 영상소프트웨어 사업에 가장 늦게뛰어들었다. 하지만 영상사업에 대한 열의는 선발업체들에 비해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 코오롱의 영상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김재환 상무(52)는 『영상소프트웨어 분야는 그룹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이라서 오히려 어깨가무겁다』며 『올해 2백억원을 투자해 우선적으로 비디오물과 캐릭터사업을코오롱의 주력사업의 하나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오랫동안 적자를 보여왔던 필름사업을 지난해 흑자로 탈바꿈시키는 경영수완을 발휘한 그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전혀 다른 생소한 분야인 영상사업을 맡아 분주하다. 영상사업에 하나라도 도움을 얻기 위해 여러사람을 만나고 다니기 때문이다. 『아직은 초기단계라서 별로 내세울만한 게 없다』는김상무는 기자 만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묻는 질문에 대해선 거침없이 털어놓는다. 다음은 김상무와의 일문일답.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대기업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최근들어 곱지않습니다. 섬유업체인 코오롱이 기존 사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상소프트웨어 사업에 진출하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영상사업은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사업분야가 아닙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코오롱은 비디오공테이프사업을 벌인 지 10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비디오공테이프사업은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사업다각화 차원에서공테이프와 깊은 연관관계가 있으면서 미래지향적 산업인 영상소프트웨어 사업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현재 구체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내용은 무엇입니까.

▲비디오 중에서도 교육물에 치중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외 판권확보와 함께 관계사인 케이블TV방송의 프로그램을 비디오로 내놓고 있습니다. 아울러최근에는 캐릭터사업을 시작해 올 연말까지 1백개의 전문매장을 개설할 방침입니다.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사업초기부터 캐릭터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이 분야에 대한 투자계획은 어떻습니까.

▲국내 캐릭터시장은 오는 2000년대에 5조원 규모를 형성할 정도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현재 외국 캐릭터에 안방을 내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국내에서 제작한 우리 캐릭터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보고 협력업체에 관련디자인 10여명을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이미 잘 알려진 「아기공룡 둘리」와 SBS에서 방영중인 「날아라 호킹」의 캐릭터를 이용해 다양한사업을 벌일 생각입니다. 이밖에도 외국업체들의 유명캐릭터 사용권을 획득하기 위해 해당업체들과 접촉중에 있습니다.

-코오롱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2000년까지의 중장기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코오롱 주력사업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상사업에 대한 중장기 투자계획은 무엇인지요.

▲올해 2백억원을 투자해 내년중에 비디오와 캐릭터부문에서 5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앞으로 2000년까지 모두 7백억원을 투자, 만화영화제작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코오롱상사에서도 만화영화 제작에 나서고 있는데 두 회사간에 업무조정은 어떠한지요.

▲아직은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두 회사간의 협력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영상사업에 대한 그룹지원이나 혹시 내부적으로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지요.

▲그룹에서는 직접적인 자금지원을 해주고 있지 않으나 이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룹의 관심자체가 이 사업을 하는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임원들도 영상사업을 잘했다고 격려하면서 지원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오롱은 출발이 제조업이어서 「소프트」에 맞는 기업문화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소프트웨어를 함유한 기업문화를 생성해내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는 달리 실체가 없습니다. 따라서 제조업 마인드로 이 사업을 생각하면 투자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우리의 경우 크게 벌리기보다는 내실을 다져가면서 경험을 쌓아나가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종업원들에게도 영상소프트웨어를 보는 눈을 먼저 키우고 나서 사업을 추진하도록 주문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기업들이 이 사업에 참여해야 하는 당위성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코오롱이 작은 규모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2백억원 이상을 투자할 정도로 영상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는 자금력이 중요합니다. 또 대기업들이갖고 있는 기획력도 영상사업 추진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장점에 중소기업들이 갖고 있는 경험이 합쳐질 때 국내 영상사업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오롱은 중소업체들과 협력체제를 통해 이 사업을 벌여 나가면서 중소업체들을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대표적으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명문교역」을 영상분야의 전문기업으로 육성시킬 생각입니다.

〈원철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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