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미디어업계, 디지털 신문시장을 잡아라

「2세대에 진입한 디지털 신문 시장을 잡아라.」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종이 신문의 새로운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신문 시장이 기존 신문업계는 물론 정보통신업계, 심지어 전용기업까지 속속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용 단말과 전용회선을 통해 뉴스를 수신하던 1세대 디지털 신문이 최근멀티미디어와 네트워크로 무장한 인터네트가 전 세계의 인프라로 등장하는데 힘입어 본격적인 시장 형성기인 2세대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의 각축전은 「전장」에 나선 면면만으로도 향후 뉴 미디어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만한 「맹장」들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신문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기존 종이신문업계. 미국의 경우 뉴욕타임스나 USA투데이등 거의 대부분의 유력 일간지들이 모조리 디지털 신문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도 아사히를 비롯 일본경제신문등 주요 신문사는 뉴스 온라인 서비스, 인터네트 홈 페이지를 통한 문자 및 동화상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이 시장 선점을 위해 주요 신문사의 경우 아예 디지털 신문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 운용하는 정도이다. 물론 국내에도 이달부터 인터네트서비스에 돌입하는 전자신문사를 비롯 동아일보·한국일보·매일경제신문 등대부분의 일간 신문사들이 가세하고 있다.

신문사들의 최대 강점은 「최초 정보제공자(IP)」로서 갖고 있는 우월적지위라고 할 수 있다. 뉴스를 원하는 사용자들은 「습관적 무의식적」으로기존 신문사가 제공하는 정보에 접근한다. 뉴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신뢰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문사들은 수십년간 축적된 정치·사회·경제·문화 일반에 관한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닛케이 하이퍼프레스」라는 디지털 신문을실험 제공하고 있는 일본경제신문의 경우 키워드(검색어)를 이용한 사다리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검색어를 통해 기사본문의 인명부터 개인정보, 회사관련 정보 등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정보통신업계도 주도권 싸움에 적극적이다. 미국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의 검퓨터업체와 나이넥스 등 지역전화회사까지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NTT데이터통신·미쓰비시전기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서는 천리안·유니텔 등이 신문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기존 언론사와의 제휴를 통해 이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차별화를 겨냥, 마이크로소프처럼 뉴스서비스뿐 아니라 자체제작한 산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함께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업체도 있다. 일본업체들은 아예 휴대용 「전자신문 단말기」를 개발, 틈새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디지털신문 전업기업은 주로 동남아국가에서 활발하다. 싱가포르의 시르쿠르트 벤처사는 기존 잡지들을 네트워크 판으로 변형, 인터네트를 통해 제공한다. 홍콩에서는 중국과 영자신문들을 각각 번역, 전화회선으로 제공하는디지털 신문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디지털 신문은 줄잡아 3백개에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사히신문의 디지털 신문 정보제공 건수는 지난 1월에 벌써 5천만건을 돌파했다. 국내 신문의 접속 건수도 1천만건을 넘어서고 있다. 시장은 뜨겁다.

아직까지는 미국의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디지털 신문이 무료로제공되고 있다. 기업주는 비용을 광고로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유료로 바뀔 것이다. 한국과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유료화 계획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새로운 시장 창출에 따른 수익은 상상하기 어렵다. 일본에서는 10년내에 디지털 신문 이용자가 기존 신문독자의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신문의 성패를 가름할 중요한 요소로 「편집」을 꼽고있다. 이것은 숙제이기도 하다. 디지털 신문은 독자가 좋아하는 기사를 순서대로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어떤 뉴스가 어느정도 중요한 것인가, 또는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것으 무엇인가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종이신문은 톱기사 상자기사 등 다양한 편집을 통해 가시적으로 기사의 중요도를 제공해준다. 사회적 이슈를 처리하는 것도 편집기법을 활용, 독자에서비스한다.

디지털 신문의 이용자는 편리함을 가장 우선시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디지털 신문을 제공할 때 「중요 기사」 코너 등을 따로 설치하는 등의 편집을 병행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신문은 뉴스 미디어의 주도권을 누가 잡게 되는가에 대한 풍향계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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