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의 경기호황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공장 신.증설 계획을 발표했던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의 상당수가 올들어 반도체 시황이 불투명해지자 당초의 추진계획을 백지화하거나 연기하고 있어 반도체 수급에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만에 월 3만장 규모의 8인치 웨이퍼 일관가공라인(FAB)을 공동 건립키로 했던 미.일.싱가포르 업체들이 이 계획을 전면취소키로 결정한데 이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와 히타치 등 몇몇 일본업체들도 당초 발표했던 해외 및 자국내 신규공장 건립을 무기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및 해외에서 반도체 합작공장 건설을 각각 추진했던 일진그룹과대우 등도 계획을 무기 연기하거나 당초보다 6개월~1년 정도 지연시키는 쪽으로 방침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진은 경기 화성 인근에 미IDT사와, 대우는 싱가포르나 영국에 SGS톰슨이나 일산요사와 각각 ASIC부문의합작공장을 연내 착공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반도체공장 건립이 이처럼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시황의 변화로 굳이투자리스크를 안고 서둘러 추진할 이유가 없는데다 대만지역의 경우 양안사태에 따른 정국불안을 우려, 투자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국내 일부 업체들의 경우 이를 통해 합작선과의 기술이전과 로열티 협상을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겠다는 복선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업계는 이처럼 대만지역을 중심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삼성.현대.LG 등 국내 반도체 3사의 미국.말레이시아 등지의 해외공장 및국내공장 신.증설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 당초 공급과잉이예상됐던 향후 D램 수급의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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