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으로 국제전화 사업을 추진해온 일진그룹과 한라그룹이 상호 연합컨소시엄을 구성, 공동으로 국제전화 사업권 경쟁에 참여한다.
25일 일진그룹과 한라그룹은 양측이 「유니컴」을 설립, 양사가 지금까지구성한 컨소시엄의 주주사들을 최대한 수용해 공동으로 국제전화 사업권 경쟁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개의 사업권이 걸린 국제전화 사업 경쟁은 일진-한라 연합과아세아그룹을 중심으로 대륭정밀·고합·해태그룹이 결집한 연합 컨소시엄간의 2파전으로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주)일진과 만도기계를 대표주주로 하고 양측의 지분 합계를 1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할 방침이다.
일진-한라 연합 컨소시엄의 주주사는 (주)일진과 만도기계 이외에 한국이동통신·LG정보통신·고려아연·청호컴퓨터·대한전선·한국타이어 등을 포함한 1백여개사로 통신관련 업체와 재무구조가 건실한 중견기업들이다.
일진그룹의 柳正永 통신사업기획단장은 『진정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무차별적인 기업 집합을 통한 회사의 지분 공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기관인 이사회의 구성과 기능에 좌우되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사업수행법인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임원을 공개채용으로 선임, 확실한 소유와경영의 분리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니해설>
이번 일진그룹과 한라그룹의 연합 발표로 지난 6일 정부의 통신사업자 허가신청 요령 수정 공고 이후 가장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던 국제전화 사업 추진 그룹들의 연합구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일진-한라그룹 연합 결정이 곧바로 다른 업체들의 연합 발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연합의 구도는 대륭정밀이 중심이 되는 4자내지 5자 연합.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으로는 아세아시멘트그룹과 고합·해태·롯데등이 유력시된다. 이에 따라 국제전화 분야의 경쟁 구도는 2파전으로가닥을 잡아갈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그동안 국제전화 사업 참여를 공언해온 동아그룹의 향배가 변수로 남아있으나 독자 추진보다는 양 연합중의 하나에 참여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국제전화부문은 「데이콤처럼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수정안 때문에 汎재계가 참여하는 이른바 그랜드 컨소시엄의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분야였다. 수정안 발표 이후, 선발 업체였던 일진그룹이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한라그룹과 고합그룹 포섭에 성공하면서 한때 대세가 일진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일진·한라측과 합의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고합그룹이 돌연대륭정밀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이탈하면서 컨소시엄간의 연합 구도는 또다시 혼미한 양상으로 바뀌게 된다.
이번 일진과 한라그룹의 전격적인 연합 발표는 연합 협상이 계속 미루어질경우 사업계획서 마감때까지의 데드라인을 지킬 수 없다는 긴박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지리한 줄다리기를 계속할 경우,그동안 지켜온 우위를 지켜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마감시간인 4월15일까지 사업계획서 작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이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와 함께 컨소시엄 선택을 주저하고 있는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포석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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