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반부터 본격화한 컴퓨터 메이커들의 가격공세로 용산상가 컴퓨터관련업체들은 그동안 경쟁무기로 내세우던 "가격 메리트"를 상실, 어려움을겪었다. 업종 전환을 하는가 하면 대기업의 대리점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것도 여의치 못해 문을 닫은 업체들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성능을 차별화한 독특한 제품으로 활로를 모색해상당한 성과를 거둔 업체들도 많다. 대표적인 예로 용산에 뿌리를 두고 컴퓨터업계의 중견업체로 성장한 뉴텍컴퓨터를 들 수 있다.
뉴텍컴퓨터는 지난해말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스카시방식의 2.25GB 하드디스크드라이버(HDD)를 채택하고 6배속 CD롬드라이브, 2만8천8백bps모뎀 등 대기업에 앞서 최고 성능을 갖춘 컴퓨터를 출시해 마니아들로부터선풍을 일으키는 성과를 올렸다. 이 제품은 이제 회사 전체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의 효자제품으로 등장했다.
이 회사는 이 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메이커PC 대열에 들어서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 특화로 경기하강 국면속의 과당경쟁을 뚫고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 김영진 차장은 "윈도95.인터네트 환경을 겨냥해 저가전략에서 선회, 제품차별화를 통한 고마진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한다.
현주컴퓨터는 제품과 판매대상 특화로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대학가를집중 공략하고 있는 이 회사는 업계 처음으로 사이릭스 686칩을 탑재한 PC를내놓고 승부를 걸었다.
이밖에 워크스테이션급 제품을 대기업과 연구소에 납품하는 등 고부가제품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도 집단상가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일선 매장의 경우도 취급품목의 전문화를 꾀해 단일품목만을 판매하는 전문매장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상가에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한 전문매장은 이제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다. 노트북PC만 판매하는 전문점,업그레이드 기기만 판매하는 전문점, 프린터 전문점 등 약 60%의 매장이 단일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단일품목 취급의 장점으로 일선 매장 관계자들은 기술확보와 완벽한 AS를 꼽는다.
제품 특화로 성공한 일부 업체의 사례는 유통 대형화 추세에 거대자본과겨뤄야 하는 중소업계에 새로운 방향 제시란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몸집이커 의사결정과 하부조직까지의 전달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대자본에 대해개미군단만이 가질 수 있는 순발력이란 장점을 십분 살리는 것이다.
제품 차별화는 저절로 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제품의 흐름을 알아야 하고이를 위해 용산의 젊은 사장들은 공부하고 연구하고 수시로 해외 출장을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중소업체로서 기술인력 확보가 쉽지 않고 독점제품의 확보 또한 수입원가를 높이는 대기업의 과당경쟁으로 어렵다. 이와함께 자사 제품만을 고집하는 대기업의 대리점정책도 상가 업체들의 특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다.
<김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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