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화업계의 관심이 핀란드의 노키아사로 모아지고 있다. "추락하는노키아의 노쇠한 날개에 새살이 돋을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돋는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이 될 것인가"하는 등등 세계 휴대전화업계의 2인자 노키아의 부진탈출 여부 및 방법, 그 시기등이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발표된 노키아의 95년 결산 결과는 관련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회사순익이 무려 43% 하락한 것이다.
허의원기자
이는 비록 기업구조 조정자금으로 5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직후라고는 하지만몇년동안 아시아.유럽시장에서 승승장구, 미국 모토롤러사에 이어 세계시장점유율 2위를 달려온 업체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불명예스러운 모습임에는틀림없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노키아가 올 상반기 내내 침체국면을 면치 못할 것으로점치고 있다.
이들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에서 노키아 부진의 장기화를 극명하게볼 수 있다고 말한다. 주가는 한참 잘 나가던 지난해 9월에 비해 절반 이하로 폭락한 지 이미 오래다.
또한 지난 몇년동안 계속된 호황속에서 과다생산으로 인한 휴대전화의 재고적체현상과 아울러 이제는 전쟁양상마저 띠고 있는 휴대전화의 저가경쟁이노키아의 어려움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시장에서 휴대전화의 바람이일어나던 3년전, 제품 수요는 팽창일로에 있었고 따라서 노키아의 순탄한 행진도 계속됐다. 이같은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 노키아는 지난해 종업원 7천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결과는 극심한 소화불량. 94년 전년에 비해 15% 증가했던 생산성은지난해 3%로 떨어졌고 설상가상으로 기대를 걸었던 미국시장에서의 디지털휴대전화기 판매실적은 노키아의 기대에 크게 못미친 것이었다. 이같은 와중에 다른 업체들은 아날로그 전화기의 가격전쟁을 선언, 제품값을 절반이하로떨어뜨렸다.
한마디로 말해 노키아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의 노래만 듣는 처지로전락하고야 말 때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속에서도 노키아는 자신의 앞날을 마냥 암흑으로 점치는일부 관계자들의 판단이 얼마나 섣부른 것인가를 보여주기로 했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도 지난해 총매출 81억달러의 대기업이 이 정도의어려움에 좌초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스웨덴의 에릭슨사도 노키아의 이런 부진을 "지극히 순간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노키아의 경쟁력이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듯 하루 아침에 사라질 것도아니다"라는 것이 에릭슨의 분석이다.
노키아는 그동안 말썽 많았던 TV부문을 매각등을 통해 폐지할 계획이다.
그리고 차세대 이동전화기 제품의 시판을 앞당기고 올 연말까지 네트워크장비사업을 강화해간다는 전략을 기본축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이 회사의 조마 오릴라 회장은 일단 경영권을 확고히 다져나가기로 했다. 그는 또한 노키아를 지역시장의 요구에 보다 신속히 대응할 수있는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휴대전화제품병목현상이 올해 하반기께 다소 풀리면서 생산성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릴라 회장은 생산성 제고만이 휴대전화 가격경쟁에서 비롯된 출혈을 최소화하는 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노키아는 통신장비부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부문은 휴대전화사업과는 달리 지난해 상당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통신장비부문은 지난해 2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94년에 비해 50% 증가했다. 이 부문에서는 이윤도 휴대전화부문의 10배 이상에 달한 것이다.
"세계 2위의 자리를 위협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노키아의 최근 부진에대한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퀘스트사의 결론이다.
어쨌든 노키아는 부진이 예상되는 올 한해를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의해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96년의 후퇴가 97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는 물론 "TV부문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을 수 있는가, 이동전화의 초과생산량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가, 가장 유망한 네트워크장비 시장인 미국에서 어떠한 실적을 거둘 것인가" 하는 점에 관건이 걸려 있기는 하다.
현재 노키아로서는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들을동시에 수행해나갈 방침이다.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속전속결로 난국을 헤쳐온 노키아로서는 이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이기도하다.
지난 92년 위기를 휴대전화로 헤쳐 나갔던 노키아. 이번 난국은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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