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망PC 입찰방식 개선돼야

올해 행망용 PC입찰에서는 노트북 PC를 제외한 전부문이 중소기업에돌아갔다.

데스크톱 부문의 경우 중소기업들이 486과 펜티엄 등 전부문을 독차지했으며, 대기업들은 노트북PC 공급권을 따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 행망PC 입찰에서도 지난해와 같이 최저가 낙찰제와 일괄구매방식을 택한 데 따른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돼,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선 최저가 경쟁입찰은 간접비용이 적은 중소업체들에게 유리하나 덤핑낙찰을 가져와 컴퓨터 유통질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행망PC 조달가격은 대기업들이 무리를 하지 않는 한 결코 입찰에 참여할 수없는 시중가의 60%선으로 파격적인 수준이다.

총 6개 분류로 나눠 입찰이 실시됐던 펜티엄PC의 경우 3개 분류에 대해서중소기업에만 참여를 허용한 반면 3개 분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방식을 취했으나, 공급가에서 대기업이 불리해 결국 6개 분류 모두 중소기업이선정되는 결과를 낳았다.

펜티엄 1백MHz 제품의 경우 2백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이번 낙찰가는 80만원선에 머물러 대기업이 공급권을 따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가격적인 부문 이외에도 구매집단의 용도별 성향을 파악하지 않은 일괄구매방식도 이번 입찰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대기업 없이중소업체들만 선정돼 지난해와 같이 대기업으로 주문이 몰리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수요기관에서 대기업 제품을 원해 주문을 보류하거나 기피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요기관의 제품구매성향을 조사해 입찰에 반영하는 노력이 아쉽다. 정부도처음에는 구매기관에 따라 대상업체 및 제품을 차별화한다는 방침까지 제시했으나 결국은 일괄구매로 돌아서고 말았다.

전체 공급물량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펜티엄급 데스크톱의 경우는 선정업체들을 대상으로 제품공급 가능여부를 측정하는 "적격업체 심사"관문이 남아 있다. 전년도 공공기관에 대한 제품공급 실적과 업체의 금융거래상 신용평가를 중심으로 공급 이행능력 및 재정상태 등을 종합 평가하는이번 적격업체 심사에는 지난해와 달리 대기업들이 빠지는 바람에 중소기업끼리 우열을 가리게 됐다.

조달청은 이와 관련해 현재 1차 선정업체들 대상의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한상태로, 1차 심사를 마친 후 필요에 따라 2순위 업체들을 대상으로 또 한차례의 적격업체 심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PC가 정보화 도구로 보급확산돼 사후서비스(AS)를 비롯한 안정적인 공급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게 사실이다. 이번 파격적인 낙찰가격으로 제품의AS와 안정공급이 차질을 빚는다면 국가적인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행망PC 조달업체로 선정됐던 2개 중소기업이 부도낸 사례를 들지않더라도 이번 낙찰가격으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어 업체의 출혈이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는 연례행사처럼 돼 있는 행망PC 입찰의 부작용을 불식시키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적격업체를 먼저 선정하고 이를 대상으로 최저가가아닌 평균가 낙찰형태의 입찰을 실시하는 것도 대안 중의 하나로 검토해볼만하다.

물론 조달청 관계자의 말대로 PC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을 나름대로 고려할필요는 있다. 그러나 PC업계에서는 이번 낙찰가가 재료비만 계산해 볼때도 20~30만원이 부족한 가격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재고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번 입찰결과를 토대로 지금까지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입찰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행망PC 입찰에 최저가 방식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정부.수요기관.제조업계 등 3자가 중지를 모아 최선의 방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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