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케이블TV 출범 한돌

케이블TV가 이달 1일로 개국 1주년을 맞았다.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개척자로 출발한 케이블TV는 방송개시 1년 만에 시청가구 68만여 가구를 확보하는 양적 성장과 함께 21세기 정보사회를 주도해갈 뉴미디어산업의 중추하부구조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지난해 3월 본방송 시작당시 케이블TV의 진용은 13개 분야 21개 채널(프로그램공급업체:PP)과 31개 지역 종합유선방송국(SO)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오락.홈쇼핑.바둑.만화.기독교채널 등이 속속 합류하면서 현재 17개분야에 28개 채널로 늘었고 SO도 53곳으로 확대됐다. 24시간 종일방송을하는 채널도 출범초기 보도채널 1개에서 현재는 7개로 늘었다. 케이블TV는채널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춰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을 넓히는 등 우리나라 방송환경을 변혁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채널의 확대 못지않게 인상적인 것은 개국당시 5.7%로 미미했던 전송망설치율(홈패스율)이 2월말 현재 48%로 9배나 늘어 가입자 확대 등 케이블TV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이 홈패스율은 전국 53개 SO관할 7백80만 가구 가운데 3백75만9천여 가구에 전송망이 깔려 있어 이들 가구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케이블TV를 연결, 시청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미국.일본 등 케이블TV 선진국들의 홈패스율이 20년 만에 20~30%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것이다. 공보처는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홈패스율이 올 연말에 75%선에 이르러 우리나라 뉴미디어산업 하부구조가 빠른속도로 갖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송망 설치가 활기를 띠면서 출범초기 저조했던 케이블TV 시청가구도 현재 68만3천여 가구에 이르러 유료가입자가 43만6천여 가구, 가입신청을 해놓은 대기가구도 12만2천여 가구에 이를 정도로 올들어 가입이 늘고있는 상황이다. 공보처가, 올해중 일부 SO 및 PP가 흑자를 내고 업계 전체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3,4년 단축된 98년쯤이될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도 케이블TV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고 케이블TV사업 활성화 기반도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케이블TV가 이처럼 빠른 외형성장을 기록했으나 프로의 질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과거 공중파방송프로의 재방 등 시간 메우기식 편성 사례가 잦아 시청자들의 높아진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일부 대기업 채널을 제외한 상당수 PP가 누적된 적자로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투자를 꺼린데다 프로그램 심의를 공중파방송 잣대로 한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케이블TV사업의 조기 활성화 차원에서 강력한 드라이브정책을 펴고사업자를 PP.SO로 분할한 것은 초기비용 투자와 적자 폭을 줄이는 데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으나, 이용료 분할문제로 사업자간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부작용도 낳았다.

또 현재 가입자가 무려 6백만 가구에 달하는 종합유선방송국의 전송망을케이블TV망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독자적 망설치를 추진해초기 케이블TV 가입희망자를 놓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공보처가 관련업계의 지적사항을 받아들여 개선하기보다는 추후 사업확대에 인센티브를 준다는명목아래 불만을 봉쇄해온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개국 첫돌을 맞은 이 시점에서 정부와 업계는 SO복수허용 및 광역화 추진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세계 방송환경에 맞게 케이블TV에 대한 겸업허용 등 규제완화와 2차 SO사업자허가를 조속히 추진하고, 업계는 시청자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케이블TV사업은 정보사회로의 이행을 촉진시키고 정보통신산업의 방향을결정짓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활성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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