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HDD시장 구조개편 "뚜렷"

전세계 HDD시장에 판도변화를 예고하는 각종 사안들이 발생해 HDD업계는 물론 PC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DD시장을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중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안중의하나는 경쟁업체간 혹은 HDD업체와 부품업체 간의 전략적 제휴이다.

세계 최대 HDD판매실적(금액기준)을 자랑하는 미국 시게이트와 세계 시장점유율 3위에 랭크되어 있는 미국 코너가 합병된 것은, 이들 2개 업체와퀀텀.맥스터.웨스턴디지털 등 5개 업체가 "도토리 키재기식"시장 점유경쟁을벌여온 세계 HDD시장에 골리앗의 출연을 예고하고 있다.

시게이트와 코너는 지난 2일(현지시각) 각각 합병과 관련한 주주총회를 개최해 양사의 합병을 정식으로 승인했다.

세계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코너의 합병을 통해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된 시게이트는 전세계 HDD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게 될 것으로추정된다.

물론 양사의 합병으로 기존 각사가 갖고 있는 시장점유율이 합산될지 혹은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더 높아질지,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떨어질지는 전문가마다 의견을 달리하고 있지만 HDD시장 판도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데는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HDD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주요 PC업체들은 HDD의수급선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3개로 가져가는 것을 관행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시게이트와 코너의 HDD를 사용해온 PC업체중 상당수는양사의 합병에 따라 구매선을 시게이트 이외에 다른 업체의 제품을 구매할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HDD는 전통적인 볼륨산업으로 생산 및 판매대수가많아지면 그만큼 원가절감 요인이 발생, 제품가격 인하를 통한 시장지배력을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지적했다.

시게이트와 코너의 합병과 더불어 세계 HDD시장 판도에 변화를 예고하는또하나의 사안은, 세계 2위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미국 퀀텀의 무공장 공급전략 방식이다.

퀀텀은 최근 일본 마쓰시타 고도부키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퀀텀의 모든HDD를 전량 생산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전략적 제휴를 계기로퀀텀은 그동안 운영해온 말레이시아 페낭공장과 미국 밀피타스 공장을 매각해생산공장이 없는 회사로 변신한다.

생산설비 매각 및 약2천여명의 생산직 감축으로 몸체를 가볍게 한 퀀텀은연구개발 및 마케팅에만 전력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제품을 조기에 출하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 시게이트의 물량공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퀀텀은 이미 올 상반기 내에 업체 처음으로 데스크톱용 1.6GB급 HDD를주력기종으로 가져가고, 하반기에는 2.0GB급을 데스크톱용으로 주력생산할계획이다.

세계 HDD시장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사안에는 현대전자의 미국 맥스터 인수도 꼽힌다.

그동안 지분참여 형식으로 맥스터의 경영에 관여해온 현대전자는 지난달초맥스터의 잔여지분 거의 모두를 추가 인수해 사실상 계열화했다.

맥스터의 경영권을 확보한 현대전자는 경기 호법에 대규모 HDD공장을구축하고 세계 HDD시장 주도권 경쟁에 본격 참여했다. 현대전자는 최근마련한 HDD사업 마스터플랜을 통해 오는 2000년에 세계 2위 업체로 부상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세계적인 PC업체와의 거래관계 설정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특히 반도체분야에서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세계 유수의 PC업체에게 손짓하고 있다.

한편 세계 HDD시장에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삼성전자도 급변하는 시장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생산설비 확충과 더불어 대대적인 수출확대 방안을마련해 놓고 있다.

삼성전자 정보기기판매팀 한 관계자는 "구미공장이 완공되는 오는 6월께부터는 삼성전자도 HDD분야에서 양산체제를 갖추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있는 물적 토대를 마련한다"고 설명하고 "특히 가전분야에서 주도권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갔듯이 주변기기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분석하고 이 과도기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HDD업계의 합종연횡으로 올해 1억개 정도에 이르고 있는 세계HDD시장 주도권 경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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