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몰락" 경영진 책임 크다

미국 애플 컴퓨터사가 창사 이래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거져 나온 매각설이 점차 현실로 나타나면서 애플의 미래가어떻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7년 창립이후 "애플 신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컴퓨터 업계에서 "잘나가던" 이 업체가 매각에까지 이르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애플을 잘 아는사람들의 상당수는 현 최고경영진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특히, 시장상황 판단미숙과 위기 대처능력의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킨토시 일부 기종의 수요 예측에 실패, 초반 3.4분기동안은주요 부품을 제때에 공급받지 못해 시장 주문에 응하지 못하는 사태를 빚었으며 4.4분기엔 과도한 재고로 몸살을 앓는 등 잇단 경영 실책으로 영업상의어려움이 가중됐다.

이 때문에 애플의 최고경영층의 상당수가 다른 산업에 종사한 경력의 소유자로 컴퓨터시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술 우위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독불장군으로 행세해 온 것도 애플 몰락의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애플 아성"을 지키려는 폐쇄적 "독자노선"은 호환성을 앞세운 윈텔(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진영의 표준화 전략에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래픽 및 교육용 시장에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세계 PC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면서 갈수록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독자노선을 버리고 호환전략으로 선회하는 등 점유율확대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이로 인해 "윈텔"진영에 대항해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노력이없이는 애플의 미래가 어둡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렇다할 묘책은 나오지 않고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데이터퀘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지난해 세계 PC시장 점유율은 7.8%로 94년의 8.3%보다 떨어졌으며 그로 인해IBM에 2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애플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이익률의 급속한 감소다.

독자노선과 더불어 고가전략을 고수하던 전성기 때는 50%를 상회했던 애플의 이익률은 매년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94년만 해도 28.7%였던 이익률이 최근 들어 15.1%까지 떨어졌다. 세계 PC시장에 휘몰아 친 가격경쟁의 여파였다.

점유율 하락에 이익률 감소는 곧바로 적자로 이어졌다. 지난해 4.4분기 이회사는 6천9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 1.4분기도 사정은 나아질 것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이로 인해 최근 전체인원의 8%에 해당하는 1천3백명을 감축한다고발표했다. 비용 부담을 줄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또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저가 매킨토시 기종의 생산을 중단하고 이시장을 호환업체에 넘길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 애플이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많지 않다.

일각에선 마이클 스핀들러 회장 체제의 전면개편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 스핀들러는 가까운 주변 인물들로부터 사임 권유를 받고 있으며 그가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는 모든 가능성은 인수협상의 진행과정과 맞물려 있어그결과에 따라 커다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