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도카드-스탠더드전기, 국내 전지팩시장서 "신경전"

최근 일본의 도카드사와 스탠더드전기가 국내 전지팩시장에 신규로 진출하면서 두 업체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샤프트코리아와 한임산전이 월 20만팩 이상의 전지팩을양산, 시장을 양분해 왔으나 최근 일본의 도카드와 스탠더드전기가 신규로참여하면서 4파전 양상의 시장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이 신규 업체간 갈등의 골이 시작부터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도카드는 일본내 산요의 전지유통을 전담하는 회사이고스탠더드전기는 한국에 대한 산요전지의 공급.유통을 독점하는 업체로서, 두회사 모두 산요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다 양사간 일본내와 해외로 영역이 뚜렷이 구분돼 있는 전지와 달리 전지팩의 경우는 영역구분이 명확하지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의 전지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국내 참여업체가 영세하고 전지만 공급하는 것에 비해 전지팩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것이 부가가치도 높다는 점이, 양사가 그동안의 "불가침"영역을 무시하고 한국시장에서맞대결을 불사하려 하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간 갈등은 지난해 일본내 산요의 전지유통을 전담하는 도카드사가 독자적으로 해외(한국)에 진출할 수 없는 점을 고려, 국내의 동화전자공업과 45대 55로 합작해 한국에서 전지팩을 생산키 위한 "도카드동화"를 설립한데서시작된다. 도카드동화는 청주에 월산 20만팩 규모의 전지팩 제조설비를 갖추고 생산을 개시하는 한편, 국내 이동통신기기 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급선 확보를 위한 영업을 본격화하는 등 시장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그간 국내에 산요의 전지를 독점 공급해온 스탠더드전기는 도카드의이같은 움직임을 한국시장에서의 자사의 기득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 최근서울 성수동 아파트형 공장에 (주)성미산업을 설립, 내달부터 월 20만팩 규모로 전지팩 제조를 시작할 계획이어서 양사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양사간 분쟁의 결과는 일단 전지공급선인 산요측의 정책적인 선택에 따라크게 좌우될 것으로도 보이나 궁극적으로는 국내 수요처들의 선택이 그 성패를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모선이라고 볼 수 있는 산요와의 관계에서는 현재로서는 스탠더드측이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것 같다. 산요측은 도카드동화의 국내 영업이시작되자 최근 산요전지를 채용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 관련세트업체들에게"한국내에서 산요전지를 채용하는 모든 관련제품에 관한 사항은 스탠더드전기 한국지사에 문의해 달라"는 권고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직접적이고 명확하지는 않지만 일단은 스탠더드편에 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요는 오는 6월 성미산업을 한국내 정식 전지팩 생산업체로 인증할것으로 알려져 도카드동화의 입지는 한층 난처해질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산요측의 한국시장에 대한 자사 전지 독점판매권의 유권해석 여부에 따라 생산가부가 결정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스탠더드전기 한국지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싸면서도 제조를 위한 기반환경이 동남아.중국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한국에서전지팩을 제조하려는 스탠더드전기의 계획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동안산요전지를 패키징해온 한림산전을 비롯한 소규모 영세업자들의 가공기술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까닭에 유발됐던 산요의 실추된 명예를 높이는 효과도있을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양사간 갈등에 대한 세트업계의 반응은 대부분 "공정경쟁을장려해야 한다"는 쪽으로 도카드동화의 전지팩 시장진입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분위기다.

관련 세트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산요의 전지를 스탠더드전기 한국지사를 통해 전량 구입해 오기는 했지만 전지팩의 경우에는 한림산전.샤프트코리아와 소규모 전지팩 업체들을 통해 제작돼 왔다"며 산요측의 편들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전지와는 달리 그동안 문제삼지 않았던 전지팩 제조 및 판매권에 대한 권리를 놓고 열왕열래하고 있는 것은 산요전지의수입.시판에만 주력해온 스탠더드전기가 뒤늦게 전지팩 제조까지 독식하려는것이 주된 원인일 것"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이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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