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중파 방송산업의 제작구조가 독과점적 시장구조 아래 수직적으로통합돼 있기 때문에 지역방송국이 중계소화되고 프로그램제작 시장이 고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동규 건국대 신방과 교수와 김응숙 한국방송개발원 책임연구원이 공동연구한 "방송제작 지원체계 분석 및 정책지원방안"에 따르면 전체 제작인력과장비의 대부분이 중앙의 본사에 소속돼 있어 지역방송국들은 인력 및 장비부족에 허덕이고 있으며 독립 프로덕션 역시 전문인력 부족과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의 경우 4천1백75대의 총장비 중 25개 지역국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는1천8백78대로 전체의 45%에 불과하고 그 나머지도 부산을 포함한 9개 총국의보유량이 60%를 차지함으로써 지방 내에서도 심한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있다.
그나마 기종도 서울에서 이미 사용했던 중고 장비가 대부분이어서 "지역국은골동품 창고"라는 자조섞인 푸념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지역방송국의 인력구조 역시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의 경우에는 편성.제작.방송.보도 등 "창의적 인력"의 비율이 각각 55.8%(KBS),52.5%(MBC), 62.7%(SBS)인데 비해 KBS지역국과 MBC계열사는 창의적인력의 비율이 각각 26.6%와 37.7%에 머물고 있어 기술인력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독립 프로덕션의 현황을 살펴보면 이같은 독과점적 시장구조가 더욱 확연해진다.
방송용 프로그램을 제작한 실적이 있는 독립 프로덕션 10여개사 가운데서도총인원 20명 이하의 회사가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며 작은 규모의 스튜디오 등 어느 정도 자체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 두세 군데에 지나지 않고있다.
지역방송국 제작부문 종사자 80명과 독립 프로덕션 제작부문 종사자 24명을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역방송국 종사자들은 우리나라 프로그램 산업구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역방송국의 종속화"를 꼽았으며 그다음으로 "제작단지의 부재" "금융지원 부재" "협소한 프로그램수요시장" "제작지원 임대시장의 부재" "네트워크에 의한 탤런트 독점" 등을 들었다.
이에 비해 독립제작사 종사자들은 "금융지원 부재" "세제상의 문제점" 등을가장 먼저 꼽아 경영압박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했으며 "방송국 자회사에의한 외주독점"과 "협소한 프로그램 시장" "제작단지의 부재" "생산요소 시장의 불공정 거래" "제작지원 임대시장의 미비" 등도 중요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프로그램 제작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지역방송국 종사자들은 "공동자료센터 설치 및 운영"을 비롯해 "방송사와 제작사간의 공정한 계약관행" "전문임대시장의 육성" "편성과 제작의 분리" "프로그램 발주 및 구입절차 개선"등을 제시했고 독립제작사 종사자들은 "방송사와 제작사간의 공정한 계약관행" "프로그램 발주 및 구입절차 개선" "공동자료센터 설치 및 운영" "자회사의 완전한 독립" "대기업의 제작시설 공동이용"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연구자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의 외주 프로그램비율 상향조정 *지역방송사를 중계 중심에서 프로그램 제작 중심으로 전환*공동제작 및 유통단지 조성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을 제작사에 귀속시키는 제도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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