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멀티미디어협회가 제정한 멀티미디어PC 규격 레벨3(MPC3)에는 4배속 CD롬 드라이브 조항이 들어있다. 이는 CD롬 드라이브가 멀티미디어 PC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CD롬드라이브는 이제 멀티미디어 PC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핵심주변장치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이다. 멀티미디어PC의 핵심으로 자리를 확고히하고 있는 CD롬 드라이브와 관련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패권을 확보하려는 해당업체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올해 국내외 CD롬 드라이브 시장을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올해 국내외 CD롬 드라이브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지난해 주력기종의 위치를차지했던 4배속 CD롬 드라이브를 밀어내고 후속기종으로 6배속이 차지할것인가 혹은 8배속이 차지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 다음으로 지난해부터 일부 노트북PC에 탑재되기 시작한 슬림형 CD롬드라이브의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인가도 주요한 관심사중에 하나이다.
또 하나 추가한다면 지난해부터 세계 CD롬 드라이브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한국 CD롬 드라이브업체의 파상적 공세가 어디까지 확대될것인가도 전세계 PC업체로부터 화제가 되고있다.
전세계 CD롬 드라이브 시장을 둘러싼 이같은 "3대 화두"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내리기는 아직까지 어렵지만 올해 전세계 CD롬 드라이브 시장 기상도에서최대변수인 것만은 사실이라는게 업계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올해 전세계 CD롬 드라이브 시장규모는 지난해 4천만대 보다 25% 정도 늘어난 5천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노트북PC를 포함해 올해 전세계에 보급될 PC의 수요가 약 6천만대인것에비추어 볼 때 PC 3대중 2대는 CD롬 드라이브가 탑재된다는 계산이다.
이는 업무용 PC및 이제 막 PC가 보급되기 시작한 일부 개도국을 제외하고전세계에서 올해 팔려나갈 PC 대부분에 CD롬 드라이브가 탑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있다.
국내 PC업계및 유관기관이 전망한 올해 국내 PC수요는 총 2백10만여대에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백10만여대의 PC중 노트북 PC가 약 30만대 정도에 이르고 데스크톱이 나머지 1백80여만대를 점유하며 이중 멀티미디어 PC는 1백40여만대 정도에 달한다는게 업계와 전문기관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즉 올해 국내에서 보급될 멀티미디어 PC용 CD롬 드라이브는 지난해 1백만대보다 40% 정도 늘어난 1백40여만대를 넘어선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CD롬 드라이브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병행하여 올해는 주력기종의 자리바꿈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외를 망라해 CD롬 드라이브의 주력기종은 4배속 제품이다.
지난해초 2배속 제품을 시장에서 급속하게 밀어내고 주력기종의 위치를 차지했던 4배속 제품은 1년 남짓했던 화려한 영화를 뒤로 한채 후속 기종에 자리를 내주어야할 형편이다.
그러나 올해는 4배속 이후의 주력모델이 확실하게 부상하지 않고 있다는점에서 PC업계는 물론 CD롬 드라이브업계를 애타게 하고 있다.
과거같으면 2배속에서 4배속으로 주력기종이 전이되는 것이 확실해 모든 CD롬 드라이브업체들이 4배속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으나 4배속 이후 모델이 6배속이 될지 혹은 8배속이 될지 현재까지도 불투명하다는게 업계의 공통된지적이다.
4배속 이후 주력기종은 8배속 제품이라는 업계의 정설은 지난해 말부터서서히 빛을 잃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CD롬 드라이브시장에서 후발주자이거나 군소업체들이 4배속과 8배속 제품의 중간모델인 6배속 제품을 잇달아 개발, 시장에 출하하기 시작했기때문이다.
기존 유명업체와 비슷한 모델로 경쟁해봐야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후발업체및 군소업체들은 선발 대기업이 등한시한 6배속 제품으로 CD롬 드라이브시장에 승부수를 띠운 것이다.
성능에서는 4배속보다 1.5배 정도 우수하고 가격면에서는 30% 정도비싼 6배속 제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 조짐을 보이자 도시바.미쓰미등 일본 CD롬드라이브업체는 물론 국내 LG전자.삼성전자등 국내업체들도 서둘러 6배속 CD롬드라이브를 개발, 빠르면 내달말부터 본격 시장에 출하할 계획이다.
물론 이에 앞서 일본의 티악,대만의 에이서,싱가포르의 크리에이티브 및한국의 태일정밀등 후발업체들은 이미 6배속 제품을 대량생산해 4배속과 8배속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로인해 6배속이 4배속에서 8배속으로 전이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발생하는 과도기 상품이 아니라 주력 모델로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설득력있게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마쓰시타.소니.도시바.미쓰미등 일본 업체와 LG전자와 삼성전자등세계 유수 CD롬 드라이브업체들이 6배속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아직까지속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들 선발업체들은 한결같이 6배속 모델은 출시하되 오는 4월에서 6월경에8배속 제품을 동시 다발적으로 대량생산, 주력모델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꺾지 않고 있다.
LG전자 해외마케팅부의 한 관계자는 "컴팩,IBM,팩커드벨등 미국 주요 PC업체들이 자사 멀티미디어 PC에 4배속 이후의 모델로 8배속 제품을 탑재하려는기존 계획을 고수하려하고 있으며 6배속 제품에 대해서는아직까지 회의적인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들 업체의 향배가 세계 CD롬 드라이브시장의 방향타 구실을 한다"고 밝혔다.
6배속 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인 삼성전자도 6배속이 주력기종으로 등장할 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고 있다.
선.후발 CD롬 드라이브업체 간에 논쟁이 치열한 4배속 이후의 주력 CD롬드라이브는 올 하반기 정도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게 업계의 한결같은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배속경쟁과 아울러 올해 CD롬 업계의 관심사중에 하나는 노트북용 시장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트북용 CD롬 드라이브는 노트북 수요가 그리 크지않아업계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올해는 전세계적인 노트북PC 붐을 타고 슬림형CD롬드라이브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노트북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도시바가 슬림형 CD롬 드라이브를장착한 멀티미디어 노트북 PC의 판매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알려져 올해노트북용 슬림형 CD롬 드라이브 시장이 본격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노트북 PC는 지난해보다 1백% 이상 늘어난 30여만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중 30% 정도는 슬림형 CD롬 드라이브가탑재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슬림형 CD롬 드라이브가 수요면에서 데스크톱용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지만장래성이 있는 품목이기 때문에 국내 주요업체들이 이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가 지난해말 슬림형 CD롬 드라이브를 개발한데 이어 LG전자도슬림형 개발을 마무리짓고 하반기에 본격 출하할 계획이다.
올해 전세계 CD롬 드라이브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변수중에 하나가한국업체의 부상이다.
지난해 국내 CD롬 드라이브업체를 대표해 LG전자는 전세계에 약 3백여만대의CD롬 드라이브를 수출했다. 이 수출실적에는 패커드벨.올리베티.NEC등 주요컴퓨터업체는 물론 리빌.크리에이티브등 유명 컴퓨터 주변기기 유통업체등전세계 30여개 딜러등이 포함되어 있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총 7백20만대의 CD롬 드라이브를 수출한다는야심찬 계획 하에 연산 3백만대의 현생산능력을 올 중반까지 8백만대로 증설하고 연말경에는 1천2백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이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살려 올해는 수출에 적극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생산능력을 지난해 연산 2백만대에서 올해 6백만대로확충키로했다.
이밖에 태일정밀.동일기연.(주)삼정등 중견업체들이 CD롬 드라이브 생산에본격 나서거나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어 올 연말경이면 국내 CD롬드라이브세계시장점유율은 3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돼 올해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에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한 국가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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