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중남미 투자 왜 확대하나

"이제는 중남미로 가자".

그동안 새로운 개척시장으로만 인식돼온 중남미지역에 대한 가전3사의 대대적인 공세가 시작됐다. 시장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잠재력도 높다는 게 주된이유다. 그래서 중남미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전략이다.

가전3사의 본격적인 중남미시장 공략은 또 중동.아프리카를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유망시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가전3사가 이제 더이상집중공략할 만한 시장이 마땅치 않다는 얘기다.

중남미지역이 아직도 정치, 경제적으로 불투명한 곳으로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방치할 경우에는 일본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이 쌓고 있는 아성을뛰어넘기가 곤란할 것이라는 판단도 짙게 깔려 있다.

따라서 가전3사가 브라질을 중남미시장 공략의 전진기기로 구축하고 있어지난 90년도부터 검토하기 시작한 브라질 현지투자가 이제 그 모습을 드러내고있다.

가전3사중 가장 먼저 이곳에 깃발을 꽂은 삼성전자도 그동안 몇차례씩 검토만 하고 쉽게 투자진출을 결정하지 못하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행동을개시한 경우다.

지난 94년초 삼성전자의 해외투자를 담당했던 한 간부는 당시에 "시장잠재력등을 감안할 때 중남미지역에 대한 현지진출이 필요하다고 판단은 했지만성공여부가 매우 불투명해 쉽게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여년전부터 현지투자 등을 통해 이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일본업체들중아직까지 실효를 거둔 곳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현지환경이변화무쌍해 청사진을 그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얘기다.

LG전자도 마찬가지였다. LG전자는 90년대 들어 해마다 브라질 현지투자진출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해왔으나 번번히 "사업성이 불투명함"이라는 결론만 내렸다. 지난해 브라질 투자전담팀을 구성해 여섯번째로 시도한 타당성검토에서도 팀장은 결과보고에서 "투자불가"를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LG전자의 브라질 투자진출은 투자환경이 결코 좋지 않지만 더이상 늦출 수없다는 최고경영층의 결단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대우전자는 "월드워셔" 전략 등 대대적인 현지투자 진출정책에 따라 브라질도 포함시켰었지만 구체적인 검토 및 추진과정에서 계속 미뤄오다가 이번에서야 윤곽을 잡았다.

가전3사는 중남미 국가중에서 그나마 브라질을 현지투자 진출하기에 가장적합한 곳으로 이미 찍어놓았지만 이 나라의 수입관세 정책이나 불안정한 금융구조, 복잡한 세제 등으로 투자리스크를 감당할 엄두를 못낸 것이다.

우리나라 가전3사를 비롯한 외국업체들이 최근 브라질 투자진출에 적극성을보이고 있는 것은 브라질 정부가 외국인 투자유치를 촉진시키기 위한 각종정책을 내놓고 인플레도 주변국가에 비해 크게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도 브라질측이 수입관세율을 70%로 올리고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한 마나우스 지역에 수입쿼터제를 도입하는 등 외국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수입을 억제하고 있는 게 주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중남미 국가중에선 그나마 투자여건이 좋다고 판단되는 브라질을 택해이곳을 생산거점으로 삼아 중남미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자는 게 가전3사의 전략요지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우선 아르헨티나와 칠레 지사를 판매법인으로전환해 중남미지역 판매법인을 4군데로 늘리고 대대적인 광고판촉 공세에도나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곧 가전공장 건설에 착수해 올연말부터는 현지생산에 나서고중남미지역 판매법인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4군데로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서비스를 최대강점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아래 무상보증체계와 메이커보증제도를 이 지역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전자도 LG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TV와 VCR를 생산하는 가전공장을마나우스에서 가동시키는 한편 중남미지역 6개 판매법인을 최대한 활용하고적극적인 서비스를 무기로 삼아 대대적인 광고판촉을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이윤재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