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수출전선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 수출의 호재로 작용했던 엔고현상이 새해들어서면서부터 엔저로 돌아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미달러가 새해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5엔대로 올라서는 등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보도다. 지난해 4월 달러당 79엔대에 비하면 불과 9개월새 30%이상 상승한 것이다.
세계 경제여건도 작년만 못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리의주요 수출국인 미국 경제의 경기둔화가 계속되고 유럽 경제도 잘 해야 작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엔저현상이 경기회복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나타난것이어서 일시적이라기보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따라 엔화환율도 올해 달러당 1백20엔대를 유지할 것이란 성급한 전망까지나오고 있다.
국내 경기가 지난해 정점을 지나 올해 사실상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는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엔저가 국내 경기하강까지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를 연착륙시키려는 당초의 계획이 엔저로 인해 빗나갈 경우 우리경제성장률은 7%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1천억달러 달성에 가장 큰 몫을 담당한 전자산업은올해에도 주역의 자리를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전자공업진흥회를 비롯한민간연구소들이 발표한 올해 전자산업의 경기전망을 보면 수출증가율이 25~29%로 작년보다는 다소 둔화되지만 타업종에 비해 성장폭이 높다. 그러나 연초부터 엔화급등으로 전자제품 수출전선에 암운이 깔리고 있어 불안한 상태다.
세계 경제여건이 나빠지면 어느 나라든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당연하다. 엔저는 우리 경제의 원동력인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대일무역수지를 악화시킨다.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전자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우리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엔저현상은 자본재 및 중간재의 대일수입의존도가 큰 국내업체에 원가 절감효과를 가져다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수출가격 비교우위가 상실되는 등 우려요인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일본과 견줄 만한 기술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등 첨단부품산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가전제품 등 세트제품은 상대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업들이 엔고가 시작되면서 가전제품에 대해 값싼 노동력을 지닌 동남아지역으로 과감한 해외투자를 실시한 상황이어서 이번 엔저로 이들의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높아질수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화환율이 달러당 7백85원대 이상으로 오르는 등 상승세를 나타내다소 위안이 되고 있지만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동향도 절상조짐을 보이고 있어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만약 원화가 절상될 경우 엔저상황과 맞물리면 우리전자제품의 수출경쟁력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업계는 엔저시대의 득실을 따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국내 전자업계가 엔저 반전에도 불구하고 수출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엔고때 잡은 수출선을 놓치지 않도록 품질.납기.결제 등의 경쟁력 보완노력이 시급하다. 그간 엔고현상을 통해 반사이익을 얻었던 가전제품의 해외인지도를 바탕으로 환율 등 가격요소에 좌우되지 않도록 품질.마케팅 등 비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대책을 강화할 경우 난관을 충분히 헤쳐나갈수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질적인 면에서 일본제품과 경쟁이 될 만한 사업은 국내 투자를촉진하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은 과감히 포기하거나 동남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해외투자 확대도 늘 나오는 대책이지만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해외투자는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국내 제품의 수출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수출품목도 반도체.모니터 등으로 정예화해야 한다. 이러한 대책은 이번 엔저가 국내 전자산업 체질강화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전자업계가 올해부터 해외생산을 대폭 확대하고 국내공장에서 신상품과고급제품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하기로 한 것은 엔저시대를 헤쳐나가는 올바른 해결책으로 권장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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