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멀티 .디지털화 받침돌-일반부품

21세기를 앞두고 디지털화된 새로운 전자기기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HDTV.DVD.DBS(직접위성방송).PCS 등 디지털로 무장한 첨단기기들도 이미 상용화시대로 접어 들었다. 얼마안가서 가전이니 컴퓨터니 정보통신이니 하는 구별자체도 무의미해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기존의 개념을 뒤엎은 이같은 첨단 디지털기기의 출현은 전자부품 전반의소형화.고기능화.고주파화.디지털화를 재촉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기기의 출현에 따라 그 발전속도를 더욱 빨리하고 있는 핵심 전자부품의 앞으로의 모습을 분야별로 정리해본다.

<편집자주>



21세기의 각종 전자기기는 어떤 모습을하고 있을까. 아마도 지금 생각할수 있는 대답은 "디지털(Digital)"."멀티미디어(Multimedia)" 그리고 "개인용(Personal) 혹은 휴대형"이란 세 가지로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21세기에 가장 각광을 받을 전자 제품은 디지털방식의 전자회로로 구성돼 가전.컴퓨터.통신.방송을 모두 수용하는 개인용 멀티미디어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실제로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 굴지의 전자업체들사이에서 아주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차세대 전자기기는 필연적으로 전자부품의 변혁을 필요로 한다. 소리.문자.영상 등 멀티미디어신호를 디지털방식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와 "얼굴"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진전이급선무다. 이미 기가급 반도체와 TFT LCD 등의 상용화로 이들 분야는 모든전자부품은 물론 세트기술 자체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기기가 반드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두뇌와 얼굴 이외에도 몸을 구성하는 수많은 기관들이 뒤를 받쳐 주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종 일반 전자부품들은 다가오는 개인용 디지털멀티미디어시대를 앞두고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람으로 말하면 "심장"에 비유되는 전지(Battery),그중에서도 2차전지다. 휴대폰.노트북PC 등 휴대형 정보통신 단말기들의 잇단등장으로 2차전지는 이들 기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태풍의 눈으로 부각되며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원조격인 니카드(니켈카드뮴:NiCard)전지에서 출발해축전용량을 기하 급수적으로 늘린 니켈수소(Ni MH)-리튬이온-리튬폴리머 등으로 기술발전을 이루며 세계 전자업계의 핵심기술로 확실히 자리매김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휴대폰.노트북PC 등 기존의 휴대형 정보통신기기를 비롯,코드분할방식(CDMA)의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가 올해 원년을 맞아 2차전지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약된 상태다. 국내 2차전지 시장은 오는 98년 약 2조원에서 2000년에는 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차전지의 전략적인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대기업들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관이 디스플레이에 이은 차세대 전략품목으로 리튬이온 2차전지를적극 육성하고 있고 LG금속.대우전자.태일정밀.현대전자 등 기라성같은 업체들이 명함을 내밀었다.

세계적으로도 2차전지는 미래 개인용 정보통신시장을 주도할 핵심기술로간주되면서 소니.도시바.산요.샤프트 등 굴지의 업체들간 전략적제휴가 활발하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금세기 안에 리튬이온 등 차세대 2차전지가 현재주력제품인 니카드와 니켈수소를 대체하며 대종을 이룰 전망이다.

첨단 개인용 디지털 통신기기는 또 고주파부품이라는 새로운 부품군을 유망품목으로 등극시키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멀리 떨어진 개인대 개인간의통신 효율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선 기가헤르쯔(GHz) 대역 이상의 고주파를필연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주파로 신호를 주고받아, 가청 및 가시대역으로 조정하는데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전자부품연구소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내 고주파부품시장은 96년에 전년비4배 이상 성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 30% 이상의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고주파부품은 또 현재 세계적으로도 일본 등 극소수의 국가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수출유망품목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세계 고주파시장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 90년대 말에는 약 1백10억달러(8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50% 이상은 미국과 일본이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이중 약12억 달러(9천억원)어치를 공급,세계시장의 1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는 1GHz를 기준으로 초고주파대역의 유전체필터(듀플렉서필터)와중고주파대역의 표면탄성파(SAW)필터, 중대역필터의 세라믹필터 등 주파수통과필터와 전압제어발진기(VCO), 고주파증폭기(PAM), 온도보상형수정발진기(TCXO) 등 거의 전부문에서 고성장이 기대된다.

전자부품을 실장하는 기구부품으로서의 역할과 부품들을 각 신호라인으로전달해주는 기능부품 성격을 겸비한 인쇄회로기판(PCB) 기술의 발달도 주목거리다. 차세대 전자기기가 디지털신호를 사용하고 아주 컴팩트하게 설계됨에따라 필연적으로 표면실장부품(SMD)들을 요구하기 때문에 PCB자체의 변화는필수불가결하다.

이 때문에 PCB자체의 경박단소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PCB회로의 고밀도화와 다층화 및 초박판화. 우선 "파인패턴"으로 불리는 PCB회로의 고밀도화는 주요부품의 다리(리드)폭이 짧아지고 특히 반도체의 핀(혹은볼) 수가 늘어나는데 따른 부품실장의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덕전자.코리아써키트 등 국내 선발 PCB업체는 이미 0.1인치(2.54mm)의표준형 IC 핀간 회로수를 나타내는 LPC(Line per Channel) 5인 제품까지 상용생산하고 있으며 일본은 LPC 7 이상 제품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고밀도화는 장차 반도체 집적도의 급진전에 따른 핀수 증가와 콘덴서.저항기등 회로부품들이 1005에서 0804 등으로 계속 작아지면서 더욱 발전할 것으로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다층화 및 초박판화. 전자기기의 고성능화와 디지털화는 기기내의 전자회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이는 고집적회로나 부품 수의 증대를부르고 결국 기판위의 홀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PCB 자체의 면적은 세트의 경박단소화 경향에 따라 한정돼 있기 때문에 PCB를 몇장씩 적층한다층기판(MLB)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적층기술의 어려움과 불량요인 증대, 그리고 비용상승으로 인해 PCB다층화는 어느정도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다만 PCB 다층화는 공간적.비용적제한이 덜한 군사용을 중심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이는데 군사용에는 현재도무려 20층 이상의 초다층 제품이 채용되고 있다.

따라서 PCB다층화와 함께 최근엔 박판화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PCB의 박판화 요구는 속속 출현하는 고기능 디지털통신기기와 경박단소형 휴대단말기에서 거의 필수적이다. 이에따라 국내서도 6.8.10층 중심의 PCB다층화와 함께 박판화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휴대형 정보통신기기 업체들의 경쟁 자체가 가격과 함께 "휴대성"으로 집약되면서 메인기판의 박판화는 성공의열쇠로 간주되고 있다. 이같은경향에 따라 국내 PCB업체들은 MLB, 그중에서도 다층 및 초박판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선진 가공기술을 도입하는 추세다.

일반 회로부품의 칩화도 전자기기기술의 격변에 따라 뚜렷한 줄기를 이룰전망이다. 이미 경박단소형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일반 회로부품의 칩화(SMD)가 급진전돼 "칩부품군"이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 칩부품시장은 10%이상의 연평균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오는 2000년에는 1백억 달러를 넘어설전망이다.

물론 일반 부품 뿐만아니라 모든 전자부품에서 칩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사실이다. 하지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칩저항기.칩탄탈콘덴서 등 이른바3대 칩부품이 회로부품 전반의 침화를 주도하며 폭발적으로 시장을 넓혀갈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칩부품은 이같은 가능성으로 인해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선 MLCC만해도 애널로그 제품보다 사용량이 25%나 많은 디지털 이통통신기기의 급부상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 세계시장 규모가 95년 36억4천4백만달러에서 오는 2000년에는 64억 달러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MLCC는 향후 세라믹콘덴서의 수요를 대체해 나가는 한편 공급물량이 절대 부족상태인 칩탄탈륨 콘덴서의 대용으로도 채용이 늘 전망이다. 기술적으로는수요의 중심이 3216(3.2 . 1.6mm)타입에서 최근 1608타입으로 빠른 속도로옮겨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1005타입의 극소형 제품도 개발이 완료돼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노트북.핸드폰.캠코더.CD롬드라이브 등 소형.고기능제품에 채용이 급증하고있는 칩탄탈륨콘덴서는 현재 국내업체는 물론 미국의 스트라그.AVX교세라,일본의 마쓰시타.NEC.히타치 등의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급이 달려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전문가들은 칩탄탈륨콘덴서시장이 오는 2000년까지 고성장을 계속하며 시장규모가 95년의 12억5천3백만 달러에서 2000년에는 23억7천만 달러로 늘어날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 통신기기의 호조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칩저항기도 세계시장이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보이며 2000년에 22억1천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수요의 중심도 MLCC와 마찬가지로 2012타입에서 1608및 1005타입으로 소형화될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도 이미 삼성전기가 1005타입 칩저항기의 개발을 마치고 월 1천만개 규모로 양산에 착수했다.

이처럼 칩부품산업이 오는 2000년까지 평균 두자리 수 이상의 지속적인 신장세를 타고 반도체시장 다음가는 성장률을 기록, 전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국내의 주요업체들도 최근들어서는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는 칩부품을 2000년대 전략상품으로 선정, 연내에 국내 처음으로칩부품 전용 생산공장을 세울 계聖이다. 이 회사는 칩부품 전용공장 완공으로칩부품 매출이 지난해 1천억원에서 칩탄탈콘덴서와 칩저항기.칩전해콘덴서.칩인덕터가 가세하는 오는 2000년에는 2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LG전자부품도 칩 부품을 차세대 전략 품목으로 선정, 오는 98년까지 MLCC및칩저항기의 생산 능력을 각각 월 5억개수준으로 크게 늘려나가는 등 관련사업을 대폭 강화할 계聖이다. 또 고밀도 실장화 추세에 대응해 1005~1608타입의 제품개발도 병행 추진하는 한편 소재인 파우더 및 도체 페이스트의 자체개발.생산체체를 구축, 수출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칩탄탈륨콘덴서부문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대우전자부품도 장기적으로 정읍공장을 칩탄탈륨콘덴서를 전문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독립법인화, 오는 2000년까지는 월 1억개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는등 칩부품을 집중육성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다가오는 2000년대 본격적인 광통신시대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광전부품.광자기부품 등 광부품군과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속성상 고성장이 예약된 각종 센서류, 기능성 파인세라믹스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전자재료 등 수많은 유망품목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중배.주문정.이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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