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측의 계속된 압력에 굴복、 그동안 통상마찰로까지 번진 미국 AT&T사 5ESS-2000 교환기의 한국통신 입찰참여자격을 이번주중에 전격 허용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 교환기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12일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인증시험에서 불합격한 일부 항목에 대해 공급 전까지 보완하는 것을 조건으로 AT&T사의 5ESS-2000기종의 입찰 참여를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달말 실시될 6개 시외교환국의 시외전화용 교환기 25 만4천회선에 달하는 물량 입찰부터 5ESS-2000기종의 참여가 가능하게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5ESS-2000의 한국통신 교환기 입찰자격 획득은 모든 납품업체들이 한국통신에 통신기자재를 공급할 경우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인증절차를 밟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국내 교환기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 다. 더욱이 5ESS-2000의 경쟁 기종인 국산 TDX-10A 기종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 12일까지 20개월에 걸친 한국통신의 인증작업을 거쳐 입찰참여 자격을 획득한 반면、 지난해 11월에 인증작업을 개시해 아직까지 총30여개 기능항목을 통과하지 못한 5ESS-2000에 대해 입찰참여자격을 허용한 것은 "형평성" 에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국내 교환기 업체들은 "만일 절차에 어긋난 구내인증이 이루어질 경우、 이는 명백한 불공정 거래"라면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5ESS-2000기종이 한국통신의 성능시험에서 패킷교환 기능과 SSP기능 등총33개 항목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받았는 데도 입찰참여자격이 부여된 것은한국통신의 독자적인 결정이라기보다는 한.미간 통상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AT&T는 미 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구매인증 절차와 관계없이 5E SS-2000기종의 한국통신 입찰참여를 요구했는데、 지난 10월에는 AT&T의 한국 지사인 AT&T코리아가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직접 "5ESS-2000 교환기 입찰 자격 부여"라는 제목의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또한 AT&T가 한국통신 인증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패킷교환기능과 SSP기능 에대해 "한국통신의 구매 규격이 향후 통신망 발달에 적합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규격 자체의 변경을 줄곧 주장해온 상황으로 보아 이번 입찰 자격 획득 을 계기로 미국의 대한 통신시장 개방압력이 규격이나 표준문제에까지 확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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