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대학원생 김양은 논문 마감일이 다음달로 다가옴에 따라 자료조사를 위해 컴퓨터를 켠다.
잠시후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라는 아이콘을 더블클릭하자 화면에는 인자 한아인슈타인 박사가 나타나 김양에게 아침인사를 한다.
"일요일 아침식사로는 가벼운 샌드위치에 우유가 적당하겠군, 참 어젯밤에 김양에게 도착한 편지가 있는데 읽어 보지 않겠나?" 김양은 "지금 바빠요.
원자물리학의이론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하니 저를 도서관으로 데려다 주세요 "라고 응답한다.
아인슈타인은 "편지내용은 보관해 두겠네, 잠시 기다려보게"라는 말을 남기고 화면귀퉁이의 작은화면으로 들어간 뒤 나머지 화면에 국내 및 외국 도서관 목록을 보여준다.
김양이 한국과학기술원 도서관을 선택하자 아인슈타인 박사는 소장된 도서 가운데 물리학 관련서적 내용을 보여주며 필요하면 광미디어에 기록하거나 종이에 인쇄해 주겠다고 말한다.
화면속의 아인슈타인 박사는 이른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
물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양은 평소 가장 존경했던 아인슈타인 박사를 컴퓨터속에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로 재탄생시켜 자신의 조수(?)로 삼고 있다.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란 가상현실속에서 사용자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특수 하게 고안된 소프트웨어 툴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농담을 주고받거나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컴퓨터에 의해 창조된 인물로 사이버스페이스 공간의 동반자가 되는 셈이다.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인물을 상정하고 어투.습관.성격을 주입 하게 된다. 때로는 게임상대자나 대화의 상대가 될 수 있도록 별도의 응용소 프트웨어를 결합시킨다.
최근 인터네트를 소재로 한 "네트"라는 영화에서도 "바브(BOB)"라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영화속에서 자신의 존재가 사라져 외톨이가 된 주인공 산드라블록이 인터 네트라는 사이버스페이스 공간에서 구원자를 찾게 되는데 상대자가 "바브"라 는소프트웨어 에이전트였던 것.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컴퓨터 사용자가 일일이 작업지시를 내려야 하는단계에서 사고력을 지니고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단계까지 그 수준이 다양하다. 미래에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의 개발기술을 근거로 완전한 지능형 가상인물이 재창조될 것이다. 이렇게 창조된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인간형상 의움직이는 하드웨어에 장착할 경우 이것이 곧 지능형 인조인간이 된다.
국내외적으로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상당한 수준까지 개발되어 있다. 주로게임상대자가 되어 주는 게임 에이전트, 전화.팩스.파일처리를 대행해주는비서 에이전트, 정보검색 및 분석을 해주는 정보처리.검색 에이전트 등이 창조되어 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게임 에이전트로는 체스머신을 들 수 있다. 컴퓨터 가고도의 전략게임인 체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래프검색과 패턴인식 등 일종의 추리력이 필요하다. 체스머신은 이같은 요소를 갖추고 인간과 체스게 임을 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도 바둑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는데 수준은 7급. 무한대에 가까운경우의 수를 보여주는 바둑에서 7급수준의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는 것은 인 공지능형 게임 에이전트의 탄생을 예고해 주고 있는 것이다.
또 애플컴퓨터의 "고대의 전쟁술"이나 "울티마" 등 최근에 개발된 게임도 제한적이지만 사고력 추리력이 가미된 게임 에이전트다.
비서 에이전트는 전화.메시지.팩스 등을 받아주고, 필요한 곳에 연락해주 는등 모든 업무 처리 및 연락에 관한 사항을 체크.감시해 준다.
이미 국내외에 음성사서함과 팩스피드백시스템이 결합된 제품이 선보이고있는데 앞으로 음성인식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가장 각광받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될 것이다.
정보탐색 에이전트는 얼마전 웸 엔더스라는 영화감독이 제작한 세상끝까지 라는 작품에서 등장했다.
애니메이션 형태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개인의 신용거래 를추적해 주었던 것. 물론 이러한 내용은 허무맹랑한 공상이 아니다.
애플컴퓨터는 오래전에 "글로리아 가이드"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실제검색에이전트를 활용했다. 미국역사를 담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에 역사적 시대의 주요인물을 캐릭터 형식으로 등장시켜 검색안내와 도움말을 제공한 것.
이밖에 특정한 인물의 성격이나 어투 등을 그대로 재현해 주는가 하면 증권회사의 내부자 거래를 포착하는 특수한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도 있다.
물론 이러한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각각의 분야가 개별적으로 개발될 수도있고 통합되어 인지능력을 갖춘 인조인간형으로 제작될 수도 있다.
현재의 에이전트 기술은 여러 면에서 제약받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현실 기술과의 통합이 어렵고 에이전트기술의 기초가 되는 인공지능기술이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쳐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계획시스템, 혼돈된 상황에 서질서를 찾아내는 카오스이론, 인공신경망과 신경시스템 등 에이전트와 관련된 기초이론이 정립되고 있어 조만간 인간 수준의 인지능력을 갖춘 에이전트가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 등장하게 될 완벽한 인공지능형 에이전트는 인간의 반복적이고 번잡한 업무를 대행해 나갈 것이다.
인공지능형 에이전트가 등장한 이후 인간의 실업과 비인간화 초래라는 부작용만 막을 수 있다면 인간은 보다 창조적이고 가치있는 일에 전념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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