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국적 기업문화 창출 힘써야

우리는 이제 1천억달러 수출시대에 진입했다.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1천 19억달러를 기록한 것이다.

세계 2백20개국중 1천억달러를 수출하는 나라는 선진 9개국을 비롯해 중국.홍콩.대만.싱가포르 등 13개국이다.

또 수출품목이 10월말 현재 7천6백95개 품목으로 다양해졌으며 수출대상국은2백11개국으로 늘어났다.

지난 64년 40여개국에 1백40여종의 상품을 수출해 1억달러의 실적을 올린것에 비하면 31년 만에 무려 1천배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이적인 성장이다.

이로써 우리는 세계속의 무역대국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중 전자분야 수출의 비중이 날로 확대돼 올해는 전체수출의 35%에 해당하는 5백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 우오는 2002년께는 단일산업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전체 수출규모인 1천억달 러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부문의 수출상품이 다양해짐은 물론 해외시장도 다변화했다. 80년대에는 컬러TV.VCR.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과 PC가 주종을 이루다가 90년대에 와서는 반도체.위성방송 수신기.무선전화기.CD롬 드라이브 등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세계적인 상품으로 부상한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또 그동안 수출시장은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에 편중되었던 것이 80년 대에 50여개국、 90년대에 들어서 1백60여개국으로、 현재는 2백11개국으로 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우리는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수출의 양적인 성장을 이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무역 및 해외진출 전략을 재정립하지 않으면안될 단계에 이르렀다. 수출규모 1억달러시대와 달리 이제는 단순히 양적인 성장만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무역 및 기업문화를 창출해야 하는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국내기업의 세계화 추세 못지않게 세계경제질서가 크게 변화하고 있고 그 폭도 전례없이 빠르고 깊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변화의 흐름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함께 일고 있는 경제의 범세계화와 지역화 추세라 할 수 있다. 이는 무한경쟁시대의 도래와 아울러 기업활동의 세계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같은 세계경제환경 속에서 국내기업이 세계화에 성공하려면 경제적 가치 추구와 함께 "문화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세계적 차원의 다국 적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해외 에 진출한 전자업체들이 현지 여건에 잘 적응하고 현지화를비교적 순조롭게추진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기업이 세계무대에서 다국적기업으로 변신.발전하기 위해서는우리가 세계를 필요로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세계가 우리를 필요로 하도록 기업의 문화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각국 이해관계자들과 단순히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사회.문화.윤리 등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기업도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조화로운 발전의 추진자로서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동남아시아 여러 기업들이 우리보다 앞서 세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대만의 컴퓨터업체인 에이서 반도체업체 UMC、 싱가포르의 사운드블래스터업체 크리에이티브 테크 놀러지사 등이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다국적기업으로서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수출 1천억달러시대를 맞아 수출상품의 질적 향상과 함께 해외진출기업의 현지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의 후형성적 문화에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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