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그래픽카드 개념이 바뀐다 (하);3D 그래픽 시대

일본 게임기 전문업체인 세가가 제작한 "버추얼 파이터"란 게임을 해본 사람은 하나같이 박진감 넘치는 3차원 입체음향과 영상에 흠뻑 빠져들곤 한다.

이 게임이 실전과 같은 흥미를 유발함에도 불구、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PC를 통해 즐길 수 없어 PC 마니아들의 애를 태웠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3차원 입체영상게임을 향유하려는 PC 이용자들의 열망이 최근들어 해소됐다.

세가가이를 PC용으로 제작、 공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가는 최근 아케이드및 게임전용기에서나 실행이 가능했던 "버추얼 파이 터"등 6종의 3차원 입체영상및 음향지원 게임 프로그램을 PC에서 실행할 수있도록 재설계、 PC용 게임에서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세가의 전략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미국 그래픽칩 업체및 VGA카드업체들도 3D 그래픽및 음향을 지원할 수 있는 칩및 카드를 개발、 본격 공급에 나서멀티미디어PC의 3D 그래픽 VGA시대를 본격 열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3D 그래픽 분야에 가장 먼저 뛰어든 칩업체는 미국 3D Lab. 3D Lab은 올초 PC에서 3차원 입체영상을 지원할 수 있는 3D 그래픽칩인 "GLINT 300SX" 를세계 처음 개발했다.

또 미국 VGA카드 전문업체인 매트록스는 이 칩을 이용해 3D 그래픽 카드를 제작했고 이어 싱가포르의 크리에이티브도 이 칩을 탑재한 3D 그래픽 카드 3D 블라스터"를 제작、 최근 본격 출하에 나서고 있다.

"3D 블라스터"는 3차원 입체영상및 음향을 지원할 수 있으나 VGA카드를 별도로 부착해야만 3차원 게임을 지원한다.

즉 PC에서 3차원 게임을 즐기려면 30만원 이상을 추가로 지불해야하는 부담이 생긴다. 이는 비디오CD를 보기 위해 기존에 30만원 상당의 하드웨어 MPEG카드를 장착해야 하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3D 그래픽카드가 멀티미디어 PC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있으나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들의 입장을 감안할 때 3D 게임만을 즐기기 위해 30만원을 선뜻 지불할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간파한 미국 NIVIDA는 VGA카드에서 3D 그래픽및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통합칩인 "NVI"를 지난 상반기 개발、 프랑스 SGS톰슨 을 통해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NIVIDA칩은 64비트 그래픽을 지원하면서 3차원 입체영상까지 지원해 3D 게임을 즐기기 위해 추가로 별도의 카드를 구입할 필요가 없는 혁신적인 제품 이다. NIVIDA칩의 가능성을 확인한 미국 다이아몬드.재즈 멀티미디어, 싱가포르 의아즈텍, 대만의 리드텍、 한국의 가산전자등 5개 VGA카드업체들은 동시에 이칩을 이용한 그래픽카드를 제작、 지난 95추계 컴덱스쇼에 출품해 PC 마니아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95추계 컴덱스쇼에는 외국 유명 그래픽칩업체들이 경쟁적으로 3D 그래픽을 지원하는 칩을 선보여 내년 VGA카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그래픽칩업체인 ATI가 3D 그래픽이 가능한 "3D Rage "를 발표한 것을 비롯、 야마하는 "YGV612"를、 트라이던트는 "T3D-2000"을 、록히드마틴은 "R3D-300"을、 아방스로직은 "타스마니아 3D"를、 부룩트리는 BTV2125 를 각각 발표했다.

이밖에 S3.챙랩.UMC.OAK등 대부분의 그래픽 칩업체들도 3D 그래픽 칩을 개발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그래픽 칩업체와 멀티미디어 카드업체들이 3D 그래픽 칩및 카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자 이 분야에 본격 참여한 일본 세가를 비롯 닌텐도.소 니등 게임기업체는 물론 인터플레이등 미국 게임 프로그램업체들도 기존 게임프로그램을 3D로 재설계하는 한편 새로운 프로그램은 거의 모두 3D를 기반으로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PC에서 3D 그래픽을 지원하는 것은 대세이며 특히 마이크로소 프트가 "다이렉트 드로 API"에 대한 표준을 마련、 윈도95에 삽입할 경우 거의모든 VGA카드업체들이 3D를 지원하는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