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비법 시행령 제정 방향

올들어 영상 소프트웨어 업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법률 음비법 개정안이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최종 확정 됐다.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될 이 법률이 주목을 받는 것은 개정되기이전에 비해 의미있는 조항을 상당수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개정된 음비법의 달라진 점은 음반업계의 반발을 사면서 위헌소지의 논란까지 일으켰던 "사전심의제"가 완전히 폐지됐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법적인 근거없이 공윤에서 심의하고 있는 게임 및 CD롬타이틀 등의 새 영상물 심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는 "비디오방"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개정된 음비법은 음반에 대한 사전심사제를 폐지, 사실상 정부차원의 규제 를없앰으로써 가요 등 음반창작활동의 영역이 크게 확대되는 기폭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게임 및 CD롬타이틀 등의 새 영상물을 "비디오물"에 포함시킴으로써 미아상태에 있던 게임 등의 규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번 음비법은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점을 그냥 남겨둔 채 넘어갔다는 지적이다.

우선 CD롬 등 새 영상물을 이 법의 규정에 포함시키고는 있으나 앞으로 심의대상범위에 CD롬타이틀의 영역을 어떻게 구분할 것이냐 하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즉 어디까지를 오락물.게임 등으로 보고 전자출판물과 구분하느냐 하는 점과, 오락물.게임 등을 전자잡지와 어떻게 구분하느냐 하는 것에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더구나 교육과 게임을 접목한 에듀테인먼트 타이틀의 출시가 최근들어 크게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명확하게 이를 교육물과 게임으로 구분할 수 있는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잡지에 대한 관할권을 공보처가 갖고 있는 상황에서 잡지형태의 CD롬 제작물인 경우 이의 심의를 문체부에서 맡으면 윤리성을 심의하는 문제가 발생 언론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이 앞으로의 시행령에 제대로 담아지지 않을 경우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는 새 영상물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소지가 있다.

또한 이번에 개정된 음비법은 음반에 대한 사전심의를 폐지함으로써 가수 들이 직접 출연해 노래를 부르거나 공연장면 등을 담은 비디오뮤직을 영상물 로볼 것인가, 아니면 음반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점도 상존하고 있다.

지금까지 음반에는 단지 "음"만을 수록했으나 기술발전으로 인해 음반의 영역도 확대되어 음과 영상을 함께 수록할 수 있기 때문에 비디오뮤직을 영 상물로 보고 심의대상에 적용하면 당장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다. 이외에도 개정된 음비법에서는 비디오물의 정의가 확대됨에 따라 비디오감 상실업도 영업대상 범위를 어디까지 둘 것인가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문체부가 시행령에서 비디오감상실업에 대한 대상범위와 시설 및 운영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자칫하면 관련부처간의 영역다툼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음반 및 비디오산업의 육성을 위해 개정된 이번 음비법은 이처럼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문체부가 제정할 시행령의 내용에따라서는 오히려 음반 및 비디오산업의 육성이라는 법개정의 취지 자체가 퇴색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문체부는 앞으로 음비법의 개정안에 따른 시행령의 제정에 업계의 의견과 관련단체들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 규제위주보다는 산업육성에 맞는시행령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윤리적인 문제 못지않게 산업육성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정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