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고사시켜라" 프랑스 국영기업인 톰슨이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일본업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가전업체들은 이같은 톰슨의 공격에 별다른 대안을 세우지 못하고 프랑스 현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3사의 유럽내 시장 점유율은 약 10 %선으로 프랑스 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같은 점유율은 그동안 일본업체및 유럽 제조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얻어낸 성과로 이제 어느 정도기반을 다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유럽시장의 효과적인 공략을 위해 현지에 공장 및 판매법인을 만드는 등 현지생산 및 판매체계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최근 들어 톰슨이 국내업체를 타깃으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서고 있는 것은국내업체들의 이같은 유럽시장내 입지확보 때문이다. 일본업체들에 이어 발 빠르게 현지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우리 업체들 때문에 현지 기업들의 입지가 그만큼 약화되고 있다고 톰슨은 생각하고 있다. 현지 가전업체들은 가격과 제품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가전업체들의 공세를 저지하지 않고는 자신들이 설 땅이 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유럽지역의 가전경기 후퇴도 톰슨의 한국 가전업체에 대한 견제(?)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지역의 가전 경기침체는 유럽 가전업계의 구조개편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룬디히와 슈나이더.라디오날 등은 얼마전 필립스에 흡수됐으며 톰슨은텔레풍겐.브란트.노르트랜저 등을 인수했다. 상당히 많은 중소 가전업체들이 대기업에 흡수됐다.
이들 대기업들은 매수한 기업들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 전문성과 인지 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멀티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인 유럽시장에서의 주도권은 필립스.톰슨.노키아 3대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양상이다. 톰슨은 필립스에 이어 2위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톰슨이 우리 제품을 몰아내려는 실질적인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2진그룹 매수를 통해 제품군이 다양해진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2진급 공급업체로 분류되는 우리 업체들을 겨냥、 같은 2진급 업체 인브란트를 내세우고 있다.
브란트는 현재 프랑스 시장을 중심으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가격인하를 주도하고 있다. 가격을 통해 우리나라 가전업체는 물론 산요.샤프.도시바 등 일본의 2진 업체들에 대해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백색 가전제품의 프랑스내 가격이 지난해보다 10%이상 떨어졌으며 일본업체의 경우 산요가 기구를 축소했고 도시바가 유럽내 가전비중을 축소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업체들의 경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있지만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톰슨의 목표가 우리 업체라는 점에서 오히 려일본업체들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국내업체들은 전자레인지 등 일부 주요 가전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제품의 다양화를 추진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우리 업체들은 거론되고 있는 톰슨의 민영화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있다. 톰슨이 민영화할 경우 지금처럼 자회사를 통한 무리한 가격인하정책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움츠러들기는 했으나 우리 기업들의 이곳 프랑스 현지에서의 시장 확대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이곳 우리나라 기업 관계자들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있지만 장기적으로 국내기업들의 시장확대 노력은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 라며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파리-박주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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