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멕시코산 한국 컬러TV 덤핑 제소

미 상무부는 지난 8월초 자국내 전자관련 노동자단체들이 제소한 멕시코산 한국 컬러TV의 우회덤핑 혐의에 대해 조사를 개시할 것인가. 만약 조사에 들어간다면 무혐의로 풀려날 수 있을 것인가.

가전3사는 요즘 멕시코 현지에서 생산중인 컬러TV가 미국시장에서 우회덤핑 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바싹 긴장하고 있다. 노동자단체의 제소이후미국과 멕시코 정부에 잇달아 반박서한을 낸 가전3사는 미국 정부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항의로 한때는 우회덤핑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 했으나 요즘들어선 또다시 조사개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3사와 전자공업진흥회는 반덤핑 조사대상에서 빠져나오는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고있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는 이미 각사마다 2차례씩 미 상무부 장관과 멕시코 연방정부의 상공부장관、 주지사、 주한멕시코대사 등에게 우회덤핑 제소의 부당성을 담은 서신을 발송했다. 전자공업진흥회도 지난달에 멕시코 연방정부 상공부장관과 미 상무부장관에게 항의서신을 보냈다. 현재미국에서 진행중인 한.미 컴퓨터산업협력회의에 참석한 이상원 전자공업진흥 회 부회장은 협의회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로 건너가 가전3사 관계자들과 함께 멕시코 연방정부 상공부차관을 만날 예정이다.

만약 조사대상 제외라는 1차 방어선이 무너질 경우에는 무혐의 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자공업진흥회를 주축으로 한 제소내용의 세부분석 및 사실 재검증과 접촉가능 인물을 대상으로 한 다각적인 입장전달、 전문변호사 자문 등 동원 가능한 수단을 모두 활용 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각사별로 자체 채널을 통해 미 상무부의 움직임을 수시로 파악하는 한편 자사의 주요 쟁점사항과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해결하기 위 한방안을 찾고 있다.

가전3사는 또 이번 우회덤핑 제소문제가 대두된 원인을 면밀히 분석、 이를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중이다. 가전3사 관계자들은 우선 미 전자.전기 노동자단체의 멕시코산 한국 컬러TV 우회덤핑 제소가 미 TV업체들에 대한 외국자본 인수에 따른 위기감이 최근 팽배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중 하나로 보고 있다. 또 이들 노동자단체 뒤에는 필립스 아메리카.톰슨 등 미국 가전업체를 삼킨 기업들이 버티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이외에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가입을 반대했던 미국 노동계와 미국내 외국기업들간에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어쨌든 가전3사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국시장에서의 컬러T V우회덤핑 제소문제는 현재로선 한치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미 상무부가 반덤핑 제소에 대해 일단 조사에 착수해왔다는 전례에 비추어 볼 때 혐의조사 자체를 저지시킨다면 가전3사로선 더할 나위 없는결과이다. 바꾸어 말하면 조사개시를 벗어나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가전3사는 멕시코산 컬러TV가 결코 우회덤핑이 아님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갈 전망이다.무엇보다도 NAFTA 협정에 정해져있는 현지생산 제품의 부품조달 의무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키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현지부품 조달의무 비율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면 대응방법이 달라지겠지만 가전3사는 아직까지 이를 충실 히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우회덤핑 제소사태는 특히 가전3사의 현지화 전략을 재검검하고 보완 하는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세계 각국이 경제 및 무역질서 의변화에 대응키 위한 수단으로 블록을 형성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상황을 단순히 현지화의 거점수단으로 인식한다면 큰 위험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가전3사가 현재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지생산 현지판매"전략에 현지의 사회.문화.관습 등이 얼마나 용해돼 있으며 이에 대한 노하우는 어느 정도인가를 원점에서부터 점검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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