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대체 무슨 뜻입니까?" 고비는 말을 더듬기 시작한다.
"무슨 뜻이냐면 말입니다. 만약 아드님에게 의식이 있어서 정상적으로 우리와 생활을 한다면, 아드님은 깨달은 사람일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의식이 없기 때문에 아드님이 실제로 어떤 상태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윈스턴 박사는 살짝 입술을 깨물며 한숨을 쉰다.
"방금 말씀드린 것을 이해하려면 우리 스스로가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그와 거리가 너무나 멀다는 게 더 현실적이겠죠. 우리가 그 경지에 달해 있다면 이런 일 자체가 일어나지를 않았겠죠." 그는 고비의 어깨에 가볍게 한 손을 얹는다.
"자, 갑시다. 좀 쉬셔야죠. 조금이라도 차도가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 "우리 집으로 같이 가세." 한스가 가볍게 고비를 흔든다. 병원 로비의 의자에 길게 누워 있는 고비가 퍽이나 안쓰럽다는 표정이다.
"프랭크!" "아, 왔나?" 고비는 한스와 멜리사를 올려다보곤 살며시 미소짓는다. 지난 몇 시간 동안 트레보르의 에너지 센터에서 새어나오는 그 생생한 빛깔을 보며 비몽사몽간에 있었다. 자신의 의식도 거센 물결에 휩쓸려 내려가는 것 같다.
"자네 말이 맞네. 나도 좀 쉬어야겠어. 나 좀 집으로 데려다 줄 수 있겠나? "집에 혼자 있어도 되겠어요?" 멜리사가 옆에서 거든다.
"괜찮습니다. 걱정마세요." 그의 집에 거의 다 왔을 때쯤 멜리사가 묻는다.
"의사들 하는 얘기, 사실이에요?" "무슨 얘기요?" 아직도 반쯤 잠든 상태로 고비가 묻는다.
"음악말이에요." 안됐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의 주책없는 호기심에 화를 내기 에는 너무나 지쳐 있었다. 기진맥진, 그 이상의 상태라고 할까.
그래, 그녀의 천성적인 호기심이 발동한 것 뿐이야. 괜찮아. 그것도 인간 적인 거지, 뭐. 중국 사람들은 뭐라 그러더라, 두꺼운 얼굴에 검은 마음이라 던가?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음악이 어떻다고요?" 그가 느긋하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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