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국제 자동판매기쇼 결산

지난달 30일 개막돼 4일간의 전시를 마치고 2일 폐막된 제1회 서울국제 자동판매기쇼 SIVENDING 95)는 국내외 25개 업체가 참가、 10개품목, 30여종을 선보였으나 국내 자판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이 모두 불참、 규모 및내용면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행사로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처음 열린 이 전시회는 침체기에 접어든 국내 자판기산업을 활성화시 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련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판기 전시회를 개최함으로써 자판기산업의 기술추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고 자판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하기도 했다.특히 이번 전시회는 수출 대상국인 동남아 국가의 여러 업체에 우리의 선진 자판 기기술을 널리 알림으로써 수출에 물꼬를 틔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이 전시회는 예상과 달리 참여 업체수도 적고 또 처음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시회 준비 부족으로 곳곳에서 허점을 보였다.

전시회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관람객 수를 보면 이번 전시회는 같은 장소에서 서울국제 빵.과자전이 열려 자판기쇼를 관람한 인원을 정확히 산정하 기어렵지만 전시 주최자 및 출품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1천명에도 못미치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관람객 수가 적었던 것은 일반인들에 대한 홍보부족과 자판기 주요 대기업체들이 불참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번 전시회는 출품된 제품의 수도 적고 기술 수준도 두드러진 점이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자판기전시회는 커피자판기.캔자판기.복합자판기 등 국내 자판기 시장의 주력품목이 거의 출품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팝콘자판기, 피자자판기 、감자튀김자판기、 자판기 음성안내장치 등 비주력품목이 그나마 인기를 끄는데 그쳤다. 이에따라 이번 전시회는 국내 자판기 산업의 일부분만을 보여줬으며 일본을 비롯한 외국 관람객 및 일반인들에게 국내 자판기 산업을 왜곡되게 인식시켜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국내 자판기산업의 불황을 수출로 타개한다는 방침아래 수출에 주력 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이번 전시회가 수출에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을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같이 자판기쇼가 부실하게 치러지게 된 이유는 주최측인 KOEX가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를 비롯한 자판기업계의 협조를 얻지 못한채 일방적으로 행사를 강행한 것도 한몫을 했다.

자판기쇼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끝나자 자판기협회는 곧바로 내 년말에 대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독자적인 자판기 전시회를 중소기업중앙회전시장에서 갖기로 함으로써 두개의 전시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여 자판기업 계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를 안고 있다.

한편 KOEX는 "이번 전시회는 처음 개최하는 행사치고는 무난한 편"이라고 자평하고 "격년으로 개최되는 이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자판기산업은 아직 시장규모도 작고 가전제품과는 달리 신상품이 많이 쏟아지는 것도 아니라 양단체가 매년 자판기 전시회를 개최한다면 그것은 두 단체 및 자판기업계가 공멸하는 길"이라고 말하고 "자판기협회의 전문단체로서의 강점과 KOEX의 다양한 전시경험을 살려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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