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비전21 (5) 미래의 컴퓨터-모듈형 조립식 PC

2000년에는 지금과 같은 모습의 컴퓨터는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할 것이다.

모니터와 키보드.본체 등으로 정형화된 컴퓨터는 90년대말부터 급격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런 컴퓨터를 갖고 있는 사람은 기업체 개발자나 연구원.컴퓨터광 등 극 히일부에 불과하다.

미래의 컴퓨터는 TV나 전화기처럼 가정이나 기업체의 필수품으로 자리를굳힐게 분명하다.

특히 향후 10년동안 PC는 외형상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우선 지금처럼 기업마다 독자적인 외형으로 설계된 것이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심플한 모듈박스 형태로 대체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을 수용하기 위해 이들 모듈박스의 기능은 매우 세분화된다.

지금의 컴퓨터는 커다란 철판케이스에 주기판과 하드디스크, 플로피디스크 CD롬 드라이브, 메모리, 음악카드, 네트워크카드, 모뎀, 전원장치 등 수 십종의 부품을 내장하고 있는게 대부분이다.

미래에는 이런 컴퓨터 부품이 조그만 박스에 담겨 판매될 것이다.

모든 기능은 표준화된 인터페이스규격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레고블록처럼끼워넣기만하면 손쉽게 한대의 컴퓨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이를테면 전원모듈과 CPU모듈, 3차원 가상현실모듈, 1백GB용량의 기억장치 모듈, 1GB의 메모리모듈 등을 구입한 다음 끼워맞추면 훌륭한 가정용 컴퓨터 를만들 수 있다. 이렇게 조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이면 충분하다.

만일 메모리가 부족하면 1GB모듈을 모듈상자 한쪽에 하나 추가로 붙이면된다. 식구가 많을 경우에는 CPU박스를 1~2개 더 붙이면 그만이다.

주변장치나 CPU가 덧붙여질 경우 자동으로 알아서 시스템환경을 세팅한 후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소비자는 기술적인 지식이 전혀 필요없다.

조립식 컴퓨터는 특히 가정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멀티미디어 쌍방 향TV, 화상전화, 주문형비디오용 세트톱박스, ISDN컨버터 등 가정내 모든 정보기기는 물론 인터폰.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까지 통합관리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가정내 정보센터 역할을 맡게되는 셈이다.

조립식PC를 만들려면 사실 별다른 기술력이 필요한게 아니다.

다양한 크기나 용도, 진동, 전기적 특성 등을 수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만 확정되면 지금이라도 상품화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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