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위에 다시오른 "수입선다변화" 해제

수입선다변화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내년초 해제대상 품목으로 컬러TV와 CRT、 레이저빔 프린터(LBP)엔진、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FDD) 등이 거론되면서 전자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컬러TV를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해제시킬 경우 일본산 제품의 급속 한시장잠식은 물론 관련산업 및 기술 등으로의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는 게지배적인 시각이다.

컬러TV는 그러나 지난 상반기에도 7월1일자 해제 대상품목으로 밀도있게 거론됐었다.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일본의 수입선다변화 제도 폐지요 구가 증폭되기 전에 컬러TV를 우선적으로 해제하자는 정부내 시각이 한때 팽배했으나 전자산업에 미치는 피해논리가 우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올들어 대일 무역적자폭이 더 커졌다는 점도 컬러TV 우선해제에 제동을 건 요인이 됐다. 그렇다면 최근 또다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컬러TV 수입선다변화해제가 내년초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년초 해제는 그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우선 전자산업이나 수입선다변화 제도 자체와는 거리가 멀지만 한일 양국 간최대의 쟁점으로 한일합방조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컬러TV는 단순한 전자제품 이전에 안방을 차지하는 국민정서 와직결된 상품이어서 당장에 일본제품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선 통상산업부의 한 관계자도 "올연말 수입선다변화 해제품목 공 고때 컬러TV를 포함시킨다는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단 컬러TV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조기해제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또하나의 요인으로는 대일무역적자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대 장성 통계에 따른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대일수입은 올들어 9월말까지 2백36 억5천4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9% 증가했을 뿐 아니라 경쟁국 인 대만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중국의 대일수입 및 수입증가율을 앞질렀다.

이에따라 한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위의 대일수입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는 수입선다변화정책이 대일 무역적자 해소 때문에 실시돼 왔다는 점에비추어볼 때 내년도 해제품목 선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컬러TV는 또 디지털 TV 고선명(HD)TV로 이어지는 기술개발의 근간을 이루고있어 일본 제품이 자유롭게 들어올 경우 차세대 TV시장 경쟁에서 국내업계 의설 땅이 크게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하반기에 디지털 시험위성방송 실시를 앞두고 벌써부터 광폭TV와 디지털TV 시장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는데 일본제품이 동시에 경쟁대열에 합류할 경우 국산제품은 설 땅을찾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수입선다변화 품목해제는 유통시장 개방과 맞물려 국내 가전유통시장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아직까지 일본의 가전업체와 대형 양판점들 이국내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는 이유로 수입선다변화 제도가 가장 큰 비중 을차지하고 있기때문이다. 일본업체들은 컬러TV VCR 캠코더 오디오 등 주요전자제품을 한국시장에서 마음놓고 팔 수 있는 시점을 한국의 유통시장 진출 시기로 삼고 있다는 게 가전업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선다변화 제도를 오래끌지 않겠다는 정부의 기본방침과 내년초 해제대상 검토품목이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지난 상반기 에국내업체들간에도 논란이 심했던 LBP엔진과 FDD 등 상당수 중간재의 해제 는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컬러TV와 핵심부품인 CRT중 시장수요가 격감하고 있는 일부 제품도 내년초에 해제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가전3사를 비롯한 국내 가전업체들도 더 이상 수입선다변화 해제 불가를 부르짖는 소모전을 반복하기보다는 조속히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위기의 식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컬러TV VCR 오디오 등 임팩트가 강한 가전 제품의 조기해제는 전자산업 전체에 큰 위험요소가 되므로 수입선다변화 해제의 맨 마지막 순위에 놓여야 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