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막을 내린 "텔레콤95" 기간중 가장 가슴 뿌듯했던 일은 비록 규모나 전시내용 면에서 미흡하기는 했지만 한국업체들이 선진업체들과 당당히 자리를 함께했다는 점이다. 특히 통신장비업체들은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부은 외국 메이저 통신업체들의 틈바구니에서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족한 전시기술을 특유의 "성실함"으로 메워 나가는 감투정신이 돋보였다. 이번 전시회에 한국업체들이 주력제품으로 내세운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시스템이 모토롤러나 오키 등 외국 유수의 통신장비업체의 주목을 받았던것도 전시 담당자들의 성실한 노력 덕분이었다. 많은인파 속에 한국인 관람 객들의 모습이 적지 않게 눈에 띈 것 역시 우리 정보통신 분야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반증했다.
그러나 국내 통신업계의 "대표선수"로 참가한 한국통신은 전시기법이나 매 너면에서 수준 이하의 자세로 일관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통신 부스에는한국인 안내인 몇 명만 서성이고 있을 뿐 외국인 참관객들의 발길은 하루에10여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한산했다.
한국통신 부스에 사람이 몰렸던 시간은 하루 몇 차례씩 열렸던 사물놀이나 삼고무 등 민속공연 때뿐이었다. 그나마 이 공연도 주변에 인접한 외국업체 부스로부터 "시끄럽다"는 항의를 받았다.
반면 부스 2층에 마련된 상담실은 한국측의 유명인사들로 전시회 기간 내내북적거렸다. 외국업체 사람들이나 바이어들과의 상담을 위해 만들어 놓은상담실이 정부 고위관료나 한국통신 실국장 등 고위층의 "사랑방"으로 전락 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전시회 운영을 위해 파견된 실무직원들은 전시 회보다는 고위인사들을 접대하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를 그저 단순한 "해외여행"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잘못된 생각과, 기술력 부족을 민속공연으로 대신하려는 구태의연한 모습을보면서 얼마 전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기업은 2류, 공무원은 3류"라는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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