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국인투자 첨단분야만 허용" 일 전자업계 불만 "폭발"

중국 정부가 최근 새로 마련한 외국인 투자 관련 가이드라인이 일본전자업체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중국정부가 새로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두고 "대중국 투자를 약화시킬 수 있는 방침"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이 가이드라인은 "앞으로 외국업체의 투자는 전자와 같은 하이테크분야로 유도해 나가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있으며 이같은 지침이 지난 6월 27일 경제계획입안자들에게 시달됐다.

이는 지금까지 대중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던 일본 전자업체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 전자업체들은 대중국 자본투자와 관련해 인내심을 갖고 위험부담이 있는 모험적인 투자를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51년 이래 일본기업들은 중국내 공장건설에 87억달러 이상을 쏟아붓는 등 중국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 왔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 전자업체들은 중국의 저임금을 바탕으로한 제품 생산에 눈돌리면서 투자규모도 대대적으로 늘려왔다.

지난해 중국정부가 허가한 일본기업의 투자규모는 기록적인 수치인 44억달 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새로운 외국인투자 지침은 일본업체들의 투자의욕을 크게위축시키고 있다.

중국정부의 방침 변화가 알려지자 일본기업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리고있다. 일본전자업체 중에서 마쓰시타전기등 대기업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의 전자관련 대기업들은 지난 87년 이래 중국내 25개 회사에 5백억엔 을투자했고 생산제품도 VCR부품에서 컬러텔레비전의 핵심인 음극선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자제품을 대량생산해 왔다.

마쓰시타의 중국 담당이사인 유키오 쇼토쿠씨는 최근 기자들을 모아놓고중국 정부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대해 공개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쇼토쿠 이사는 이 자리에서 "외국인 자본투자문제에 대한 중국정부의 정책 이특정분야에서 보다 선택적이고 제한적인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이러한 방침이 시행된다면 우리는 현재와 같은 속도로 투자를 추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정부에 대한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

쇼토쿠씨는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투자비율, 수출비율, 생산품목 등 합작 법인 설립 조건은 중국투자를 사실상 금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고있다. 일본 전자산업 관계자들은 쇼토쿠씨의 기자회견 내용을 바탕으로 마쓰시타 가추진하고 있는 "중국내 컬러TV 종합생산공장"투자도 사실상 물건너 간 것이아니겠느냐고 전망하고 있다.

대중국투자를 재검토하는 기업이 마쓰시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본 최대의 프린터 메이커인 캐논사는 "중국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대중국 투자분위기를 위축시키고 있으며 중국내 사업을 더 어렵게 만들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의 12개 사무소와 4개 공장에 1백70억엔을 투자한 컴퓨터업체 도시바 사역시 "우리회사는 중국내 투자를 줄여나가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이 가이드라인은 우리가 새로운 공장에 자금을 투자해야 할지, 말아야할지매우 신중한 자세를 갖도록 하고 있다"고 밝혀 투자축소를 시사했다.

최근 중국 당국과 접촉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일본기업들이 중국 에서 HDTV만을 생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중국정부의 태도변화를 지적했다.

일본기업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최근 외국기업들에게 중국내 판매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수출 역시 같은 비율로 늘려나가야 한다는 수출쿼터를 요구하고 있다.

종전에 외국회사들이 수입하고 있는 전자부품 수량만큼 완제품 수출을 요구했던 것과는 차이가 크다.

중국정부가 최근 마련한 방침에는 "만일 외국 투자자가 중국기업 또는 합작법인에 65%의 지분을 갖고 있다면 생산제품의 65%는 수출해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그 실시도 눈앞에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수입관세 역시 마찬가지로 중국은 지금까지 수입되는 공장설비들에 대해서는무관세수입을 허용해 왔으나 최근 중국관리들은 몇몇 회사들에게 "새로 수입되는 장비들은 마땅히 세금을 지불해야만한다"고 말하고 있다.

투자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정부로부터 투자인가를 확실하게 받는 동시에 높은 수출쿼터와 수입관세를 회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하이테크분야에 대한 투자"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에 반도체공장을 투자한 NEC이다.

NEC의 중국담당 관계자는 "반도체와 같은 하이테크분야에는 아직도 많은혜택이 부여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선별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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