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안테나] 32비트 게임기 "별들의 전쟁" 돌입

지난 2일 삼성전자가 일본 세가엔터프라이즈사의 첨단게임기인 "새턴"을 도입, 오는 9월말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동안 첨단게임기시장의 진출여부를 놓고 열왕열래했던 삼성전자의 32비 트게임시장 참여가 가시화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진출은 국내 게임기시장이드디어 세계 게임시장의 3차 전쟁에 편입됐음을 의미한다.

현재 8비트와 16비트에 이어 32비트 게임기시장을 놓고 3DO, 세가엔터프라이즈 소니 등 세계유수의 전자 및 게임기업체들이 펼치고 있는 싸움은 갈수 록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94년 3월 일본시장에 마쓰시타전기가 3DO를 내놓으면서 촉발된 3차 전쟁은 지난 연말에 세가의 "새턴"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선보이며 본격적인 판촉전에 돌입했다.

현재 일본시장의 싸움은 세가사의 "새턴"과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의 승리로 기록되고 있다. 세가와 소니는 각각 1백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불과 50만대를 판매한 마쓰시타전기를 누르고 첨단게임기시장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일본시장에 이어 미국시장으로 전선을 확대, 오는 연말부터 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판촉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그동안 LG전자가 미 3DO사에 자본을 참여하고 32비트 게임기인 3DO를 판매하면서 외로운 행보를 걸어왔다. 그러나 지난 2일 삼성전자가 새턴을 내놓기로 함으로써 상황은 역전됐다. 국내 게임시장에 서 32비트 게임기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LG전자의 독주체제에 삼성전자가 가세함으로써 국내 게임기시장도 32비트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게임기시장은 여전히 중소업체의 8비트게임기와 대기업의 16비 트시장으로 형성되어 있다. LG전자가 32비트 게임기인 3DO를 내놓았으나 시장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16 비트 게임기시장은 지난 7월말까지 6만1천대를 형성한 데 반해 LG전자가 판매한 32비트 게임기시장은 2만여대를 형성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국내시장에서도 32비트 게임기시장이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LG전자가 32비트 게임기를 출시한 것을 계기로 밀수입된 세가의 "새턴"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션" 등이 상가를 중심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게임기시장은 32비트게임기시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 지난 상반기동안 밀수입되어 판매된 32비트 게임기를 포함하면 대략적으로 2백50억원(소비자가격 기준) 규모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가세함으로써 하반기의 32비트 게임기시장은 급류를 탈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입가격을 놓고 일본 세가와 협상을 진행해 온 삼성전자는 최근세가측과 협상을 최종 마무리짓고 멀티기능을 갖춘 32비트 게임기인 "새턴" 을SKD(반제품조립)방식으로 도입, 월 5천대씩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새턴의 판매가격과 판촉방안 등의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 삼성은 새턴의 소비자가격을 50만원선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새턴의 바람을 확산시키기 위해 세가로부터 새턴 게임소프트웨어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확보할 뿐 아니라 인기있는 소프트웨어도 내놓을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시장에서 일으킨 새턴의 돌풍을 국내시장에서도 재현할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여전히 고민을 안고 있다. 우선 새턴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 새턴의 돌풍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쟁상대인 LG전자의 3DO가 39만원대인 점과 비교해 보면 무려 10만 원이상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일본에서 밀수입되고 있는 새턴 이 35만원대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의 취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플레이어의 가격에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초반부터 좌초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세가측 과지루한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해결하지 못한 채 50만원대의 가격으로 새 턴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고민을 간파한 LG전자는 일단 긴장하면서도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오히려 내심 삼성의 참여를 환영하고 있다. 양 사가 치열한 판촉전에 나섬으로써 32비트 게임기시장이 확대될 것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선발업체인 LG전자는 수성차원에서 3DO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행사 및 광고 를일제히 실시할 예정이다. 월드컵유치를 기념하는 게임경진대회를 대대적으로개최하는 한편, 신문 및 방송광고를 다시 재개하면서 선발업체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켜 놓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이번 기회에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확고하게 다져 삼성 전자가 아예 쫓아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LG전자는 올 크리마스시 장을 겨냥, 20만원대의 저가모델을 투입키로 하고, 현재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또한 LG전자는 일본 마쓰시타전기의 실패를 거울삼아 소비자들의 눈을 끌수있는 소프트웨어들을 내놓을 방침으로, 외국업체로부터 판권을 확보한 3DO 용타이틀 2종을 비롯해 다양한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첨단게임기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전자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LG전자와 삼성 전자는 치열한 한판의 승부를 벌이면서 올 겨울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보인다. 여기에 현대전자도 현재 일본 닌텐도사의 32비트 휴대형 게임기인 버철보이 를 도입, 오는 10월부터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32비트 게임기시장은 대기업들의 경쟁장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32비트 게임기시장의 왕관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 올 연말이면 판가 름날 것이다. <원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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