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사는 간신히 재정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사기는 회복시킬 수 없었다. 92년 대학만을 고객으로 상대했을 당시 입사한 직원들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이 넥스트를 떠났다.
뿐만 아니라 가장 최근에 스카우트한 유능한 인재들도 넥스트를 떠났다.
영입된지1년여 만에 넥스트를 사임한 마케팅 사업부의 부사장인 마이크 슬 레이드가 그 중 하나였다. 슬레이드는 넥스트에 들어온 초기에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지만 나중에 직원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다.
그는 잡스가 명목상으로만 마케팅 사업부서를 담당하고 있을 당시 넥스트를도와 좀더 확실하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었다. 잡스와 의견 충돌을 벌일 때도 끈질기게 투쟁하여 결국 그의 뜻을 관철 시키는 강인함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선임자였던 댄 르윈과 마찬가지로 마케팅 면에서 자신을 능가할 사람이 없다고 자부하는 잡스와 함께 일하다가 그는 결국 지치고 말았다.
넥스트의 공동 창시자이자 잡스가 개인적으로 많이 의존 했던 버드 트리블이92년 여름 갑자기 사임함으로써 넥스트는 가장 크고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트리블의 사임은 그다지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지난 몇년 동안 넥스트 창시자들의 사임은 이미 예측된 것이었다. 트리블은 넥스트 초창기 시절 공동창립멤버였던 수잔 반즈와 결혼했고 반즈는 91년 넥스트를 퇴직했다. 1년 후트리블이 사임 했을 때, 그의 사임 자체 보다 그후 그가 선택한 회사가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그는 넥스트의 가장 큰 경쟁업체인 선사로 옮겨갔다. 그는 선사로 가면서 아주 짤막한 공식 성명을 발표 했다. 즉 그는 혁신 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선사로 옮기는 것이며 그가 개발할 소프트 웨어는 앞으로 많은 데스크톱에서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넥스트 소프트웨어는 "상당히 많은 데스크톱PC에서 운용될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 했다.
잡스는 트리블이 떠났다고 해서 넥스트가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강조함으로 써부정적 영향을 무마시키려 했다. 그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애써강조했다.그는 "트리블이 없어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잡스는 새로 설립된 소프트웨어 사업부에서 관리책임직을 맡은 트리블이 프로그래머들의 신임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회사를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블의사임이 넥스트의 재정적 어려움에 기인한다는 소문을 무마하기 위 해넥스트는 92년 2.4분기의 재정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7월이 지나고 8, 9, 10월이 지나도 그 보고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트리블의 사임이 넥스트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않았다. 관리책임자로서 트리블이 존경을 받지 못했다는 잡스의 주장은 과장이 아니었다. (잡스는 사람들을 비난하는데 능숙한 소질을 가졌지만 이번 경우는조금 달랐다). 트리블은 건강이 좋지 않아서 결근이 빈번했고 직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 트리블은 넥스트 소프트웨어가 IBM 호환 컴퓨터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넥스트의 방향설정에 많은 기여를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넥스트에게는 다행이었다.
그러나 그의 갑작스런 사임과 그후의 근무처로 선사를 택한 그의 결정은 생각 보다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는 넥스트의 향후 정책에 대한 정보가 가장 큰 경쟁업체로 흘러들어 가게 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막대한 피해였다. 대부분의 경우처럼 중요한 선원이 배를 갈아탈 때 실제 그 배의 기밀 서류도 함께 넘어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7년전 인 85년 트리블이 애플에서 넥스트로 자리를 옮겼을 때처럼 92년 넥스트에서선사로 옮기는 트리블에게 잡스는트리블이 넥스트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것 말고는 그를 비난할 수 없었다. 트리블이 애플사를 떠났을 때 애플 은 그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잡스는 그때 그를 변호했었다. 잡스는 이번에는 정반대의 처지에 놓이게 되었지만 제소할 입장이 아니었다.
트리블의 사임은 또한 저작권 문제를 야기했다. 92년까지 넥스트의 일차적 장점이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넥스트가 이익을 올리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잡스가 한때 자랑했던 하드웨어 때문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넥스트에서 소프트웨어개발 을 가능하게 한 사람이 다름아닌 트리블이었다. 트리블이 퇴임한 후 잡스는곧바로 트리블의 기여도를 깎아 내리는 말을 하기 시작 했다.
트리블은 넥스트에서 뿐 아니라 매킨토시를 개발한 애플사에서도 소프트웨 어팀을 창설하여 회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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