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리뷰] LG소프트웨어 "윈시트" 베타판

국산 표계산용 소프트웨어도 윈도즈시대에 진입했다.

올들어 SW업계는 워드프로세서를 비롯해 데이터베이스, 통신프로그램, MIS 패키지, 개인정보시스템 등 전분야에서 윈도즈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

현재 도스용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분야는 스프레드시트라 불리는 표계산용 소프트웨어가 유일하다. 그렇다고 도스용으로 출시된 제품이 많은것도 아니다. LG소프트웨어의 하나스프레드시트와 아벨스프레드시트, 미국 쿼트로사의 쿼트로프로를 한글화한 것이 고작이다. 물론 그동안 몇가지 국산 품이 출시됐지만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

이처럼 스프레드시트 분야가 형편없이 빈약했던 것은 이 제품이 워드프로 세서나 데이터베이스, 통신프로그램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까다로운고난도 제작기술이 필요하기 때문.

방대한 데이터를 가상테이블에 펼쳐놓고 가공하려면 정확한 계산기능과 메모리관리기능 각종 부가기능을 한치의 오차없이 정교하게 접목시켜야 한다.

전세계 수십만개 SW개발사중 스프레드시트에서 승부수를 띄운 업체가 10여 개안팎에 불과한 점만 봐도 이 분야의 난이도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순수 국내기술로 윈도즈에서 작동하는 스프레드시트 패키지가 처음 개발됐다.

LG소프트웨어가 14개월간 총 1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 올가을 출시를앞두고 있는 한국형 표계산SW "윈시트"가 바로 그것.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이 새롭게 추가된 기능과 사용환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국내 스프레드시트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하나스프레드시트" 후속제품 "윈시트" 베타판을 자세하게 해부해 본다.

윈시트는차트기능과한자사전기능, 그림기능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강조해 특화전략을 모색한 점이 돋보인다.

윈도즈용 스프레드시트 제품은 로터스와 엑셀, 쿼트로프로 등 3대 제품이 전세계 시장을 장악, 후발업체들이 도전할 엄두도 내기 힘든 난공불락의 아성을 구축한 게 사실.

윈시트는 초.중급 사용자를 겨냥한 다양한 부가기능과 장식기능에 무게중 심을 실어줌으로써 선진국 제품과 차별화를 꾀한 독특한 특화전략을 구사하고있다. 즉 강력한 기능으로 전세계 표계산SW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엑셀 및 로터 스와의 정면대결은 피하면서 특화된 고객층을 집중 공략해 실속을 챙기겠다는전략적 포석인 셈이다.

전체 기능의 10~20%밖에 활용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를 위해 거의 사용하지않는 선진국 제품수준의 첨단기능 수백종을 모두 구겨넣을 필요는 없다는게LG의 설계철학이다.

오히려 윈시트는 보고서 내용의 정확도만큼이나 수많은 양식과 그래프를 중요시하는 국내 사용자를 겨냥, 차트기능과 부가기능을 대폭 강조했다.

윈시트는 크게 프로그램모듈,윈차트모듈,ODBC모듈 등 3개 부품으로 구성됐다. 코드명 "단군"이라 불리는 프로그램모듈은 스프레드시트 본체에 해당한다. 단군은 외형상 엑셀이나 로터스와 별 차이가 없다. 기능도 엑셀이 제공하는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매크로와 화면장식기능, 단축 아이콘도 수준급이다. 또 화면설계시 인체공학적 개념을 도입, 대화상자나 버튼, 메뉴 등을 편리하고 피로감이 적은 형태로 만들었다.

윈시트의 백미는 수천종의 그래프를 자동으로 출력시켜주는 "윈차트".

윈차트는 미국 3D그래픽스사의 차트모듈을 아웃소싱한 것으로 국내실정에 맞게 재구성한 것.

윈차트는 수직.수평.원.3차원 등 그래프 형식을, 막대.선.점.영역.파이.극 좌표.스펙트럼 등 무려 1백10종의 세분된 메뉴형태로 제공한다. 여기에 투시 각도나 그래프 외형 등 16종의 차트구성을 복합시키면 1천8백여종의 다양한 그래프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게다가 "3차원 효과상자"라는 4종의 그래프툴을 이용하면 마우스로 원하는만큼 그래프 투시각도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무한대의 그래프를 출력시킬 수 있다.

이 밖에 그래프에 명암생성기능, 3차원 문자생성기능, 기둥크기 설정기능 등을 활용하면 마음에 쏙드는 차트장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편리한 것은 이들 차트기능이 모두 자동화돼 있다는 점. 마우스 를차트메뉴에 올려놓으면 상단부에 해당 그래프의 모양이 동시에 출력돼 원하는 모양인지 판단할 수 있고, 3차원 효과상자를 사용할 때도 마우스로 움직인 모양이 리얼타임으로 표시된다.

윈시트의 두 번째 강점은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점. 기존 도스판에서 작성 한대부분의 데이터를 수정없이 그대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별도 모듈로 제공한 ODBC를 이용하면 엑셀이나 로터스, 쿼트로프로 파일은 물론 PC용 DB및오라클 인포믹스 데이터를 별도의 변형없이 그대로 불러 쓸 수 있다.

한국적 정서를 강조한 점도 돋보인다. 화면구성에서 도스형 메뉴방식, 음력날짜 표기, 회계용 음수표시 ( *)등 국내에서만 사용하는 다양한 요소를 적극 수용했다.

또 문서나 업무처리시 한자를 많이 사용하는 점을 감안, 한글을 원하는 한자로 자동변환시켜주는 4만5천 단어의 "한자사전기능"을 내장했다.

도스판이 관공서 중심의 제품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던 점에서 과감히 탈피, 로터스나 엑셀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부가기능을 대폭 추가했다는 점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 밖에 처리속도를 크게 향상시켜 엑셀이나 로터스보다 빠른 시간에 업무 처리를 마치도록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제품이라고 반드시 실패한다는 법칙은 없다.

윈시트는 한마디로 80%의 기술력으로 2백%의 효과를 발휘한 제품으로 평가 된다. 1%에 불과한 고급사용자들이 가끔 사용하는 첨단기능은 과감히 포기한 대신, 일반인에게 필요한 기능을 강조한 것이 제대로 적중한 것.

특히 엑셀과 로터스를 압도하는 강력한 차트기능은 출력물 장식에 익숙한 국내사용자의 구매욕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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