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일본의 첨단 안전자동차

금세기 인간이 이룩한 과학기술중 최고의 걸작품이라 일컬어지는 자동차. 그러나 늘어나는 각종 자동차 사고는 동시에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가 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각국 정부나 자동차관련 업계에서는 자동 차 사고를 예방하고 좀더 안전한 운전환경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졸음 등 운전자의 사소한 방심으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에 안전기술을 채용하는 추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닛케이(일경)비즈니스"가 최근 소개한 일본 자동차 업계의 첨단안전자동차(ASV:Advanced Safety Vehic le) 연구동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일본의 운수성은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91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자동차업계의 첨단안전자동차(AVS:Advanced Safety Vehicle) 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데, 최종 연도인 올해에는 업체마다 안전기술 및 이 기술을 채용한 시범차량이 등장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닛산자동차가 개발한 "졸음운전 경보시스템"이 주목을 끌고 있다.

닛산의 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눈의 깜박임을 분석하여 졸음을 감지하는 원리 를 이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졸음감지 방법에는, 인체의 이상을 감지하는 직접적 방법과 졸음 으로 인해 일어나는 차량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간접적 방법의 두 가지가 있다. 이 중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하는 직접방식은 정확도가 높은 데 반해 헤드기 어를 머리에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닛산은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하여 눈의 깜박임을 카메라로 분석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면 "삐!삐!" 하고 경보를 울린다. 이와 함께 차의 앞유리에는 "졸음주의"라는 경고문이 떠오르면서 각성효과가 있는 방향 제가 차 안에 퍼진다. 그러면 졸음운전을 한 운전자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운전대를 바로 잡게 된다.

이 시스템의 원리는 차 안의 속도계기판 부근에 CCD(전하결합소자) 카메라를 설치해 영상으로 운전자의 얼굴이 위치한 부문을 감지한 후 얼굴의 윤곽에 기초해 눈의 영역을 검출하고 깜박임을 측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계측장치는 학습기능을 갖추고 있어 정상적인 상태에서 운전자 눈의 크기를 학습한다. 그리고 운행중 졸음으로 눈의 크기 및 깜박임의 속도에 변화가 생기면 이를 파악해 졸음이라고 판단, 경보를 울리는 것이다. 그리고 각성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보와 함께 민트계의 방향제가 퍼진다.

또한 이 시스템은 카메라 양측면과 운전석 옆문에서 근적외선 LED(발광다이 오드)로 얼굴을 비추기 때문에 야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닛산이 눈의 깜박임을 통해 졸음을 감지하는 방법을 채용한 것은, 지난 83년 에 개발한 핸들조작 졸음감지 방법의 실패가 토대가 되었다.

그당시 닛산은 핸들조작으로부터 졸음을 감지해 경보를 울리는 "안전운전 어드바이저 Safety Drive Adviser)"를 실용화했는데, 이는 운전자가 졸다가 차선을 벗어나면 놀라서 핸들을 꺾게 된다는 특성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정확도가 떨어지고, 핸들조작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졸음이 진행된 것이므로 사고예방에는 큰 효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닛산은 일반도로에서 이 "졸음운전 경보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의 시험운전을 거쳐 향후 3~4년 내에 이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운전중에 갑자기 졸도 등의 돌발적인 질환으로 운전을 할 수 없는 경우 그 상황을 카메라로 포착해 자동정지시킬 수 있는 장치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3월 17가지 종류의 안전기술을 포함한 시범차인 도요타ASV 를 발표했다.

도요타는 닛산과 달리 졸음 감지시 경보를 울리지 않고 위험한 경우는 차를자동으로 정지시킨다.

도요타는 적은 비용으로 정확도가 높은 감지방법을 모색한 결과, 운전자의 심장박동과 스티어링(steering) 조타의 두 가지 방법을 선택했다.

이 방법은 "카메라를 사용하는 닛산의 방식에 비해 비용이 덜 들고 심장박동 과 스티어링 양쪽으로부터 오동작을 판단해 사고를 예방한다"고 마츠모토 리 메이 도요타자동차 개발기획 책임자는 말한다.

심장박동 측정은, 졸음으로 인해 의식이 저하되어 심장박동의 간격차가 뚜렷해지면 이것을 손목시계 모양의 심장박동계로 계측한다.

도요타자동차가 진행하는 또하나의 연구는 "충돌경감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 이다. 이는 앞차가 가까워지면 위험도에 따라 두 종류의 경보가 울리고 한계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자동브레이크의 기능은 충돌의 강도를 줄이는 것뿐 충돌 자체를 피해 주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주요장치는 밀리파 레이더와 CCD카메라.

밀리파 레이더는 앞 범퍼에 설치되어 앞차와의 거리, 상대속도를 산출한다.

룸미러의 뒷면에 설치된 CCD카메라는 도로상의 흰선을 포착, 그것에 기초해 앞차가 자기 차선에 있는지 다른 차선에 있는지를 식별한다.

이 밖에 도요타ASV에는 "화재경보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부족 시스템", 보닛에 설치되어 보행자를 보호하는 "후드 에어백"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온도, 가스센서나 보행자 충돌센서 등이 정보를 수집한다.

그러나 차의 트렁크에 이러한 시스템과 센서를 조정하는 컨트롤러가 적재되 어 있어 화물을 실을 공간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각 장치의 소형화 가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조비용을 줄이는 문제도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업계는 자동차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서 차량본체의 기술개선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교통에 관한 전반적인 인프라의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도요타는 원활한 사고처리를 위해 "사고통보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차 안에 부착된 SOS스위치를 누르면 사고소식이 사고센터를 경유해 소방서.경찰서.도로관리공사 등에 전해지도록 고안된 시스템이다.

그러나 일본은 인프라를 포함한 안전체계를 구축하기에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즉 차량은 운수성, 교통인프라는 건설성, 교통관제는 경찰청, 구급의료는 후 생성이 관장하면서 각각 독자적으로 교통안전에 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부처간 연계가 결여되어 있고, 이는 미국이나 유럽이 개발하고 있는 안전시스템 기술보다 한수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운수성이 내년이후로 계획하는 제2차 ASV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범정부적인 공조체제가 필요하다고 관련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구현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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