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 유통전략 추진 한글과컴퓨터 이찬진 사장

한글과컴퓨터가 "한글3.0도스" 출시와 함께 그동안 운영해오던 총판형태의 영업체제를 대리점판매 형태로 전환해 기존 총판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찬진사장을 만나 한글과컴퓨터의 신유통전략 추진배경과 향후 운영계획에 대해 들어본다.

-총판체제를 대리점 형태로 바꾼 이유는.

*최근 소프트웨어시장의 다변화와 함께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온갖 열성을 다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애정과 관심을 갖고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는유통경로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한글과컴퓨터의 신유통전략은 바로 이같은 점에 발맞춰 추진하게 된 것이다.

물론 신유통전략 추진에 따른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SW유통상의 많은시행착오를 겪어오다가 지난해 6월 유통자회사 한컴플러스를 설립、 성공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또 대리점들에 대한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6개월의 시험결과 성공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올초부터 이 전략을 구체화해 하반기들 어 실행에 옮긴 것이다.

-SW유통상 시행착오의 구체적 예를 든다면.

*무엇보다도 개발업체-총판-대리점-소비자로 연결되는 기존 유통체계에 가격혼란이 야기되는 데 따른 소비자 불만이 높았다. 예를 들어 정가 25만원짜리인 SW가 시일이 지나면 반값인 12만원대로 떨어져 그동안 제값을 다 주고산 사용자들에게 가격에 대한 불신감을 심어줬다. 또 총판들이 직영매장을 두고 소매를 겸함으로써 자사 대리점과 경쟁하는 모순된 구조 속에서, 필요 한 매장에는 물건이 없고 다른 매장에는 재고가 쌓이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특히 총판들이 제품에 대한 광고 및 홍보 등 마케팅활동이나 대리점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함으로써 한글과컴퓨터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 이 많았다. 일부 총판의 경우는 우리 제품을 타사제품 확보를 위한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한글과컴퓨터의 대리점판매에 대한 일부 총판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알고 있는데.

*어차피 기존 총판들도 대형 직영매장을 통한 소비자 직거래 추세로 가고있는 만큼 이번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신유통정책은 도매과 정을 배제하는 것일 뿐 총판을 배제한다는 것은 아니다. 총판들도 대리점과 같은 조건으로 제품을 받아다가 직영매장에 깔면 될 게 아닌가.

-신유통정책의 장점이라면.

*신유통정책이 제대로 운영되면 대리점은 대리점대로 적정마진을 보장받을수 있게 되고 소비자는 제값 주고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 개발사와 대리점간 의 의사전달을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제품공급은 물론 AS에 대한 협조가 원활해지고 경영면에서도 쌍방 모두 판매 및 재고 등 제품현황에 대한 정보교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계획적인 물량조절이 가능해질 것이다.

-앞으로 신유통정책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이번 유통전략을 꼭 한글과컴퓨터 " 글3.0도스" 판매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국산 소프트웨어 판매방법의 새로운 변화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취지가 이런 만큼 한글과컴퓨터는 앞으로 우리 제품은 물론 다른 업체가 자신의 소프트웨어 판매를 위탁해 올 경우 이 제품을 대리점으로 하여금 전시판매토록 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다. 국산 SW의 디자인 통일 등 다른 업체와 다각적인 협력방안도 모색중이다. 열악한 여건에서 개발해낸 수많은 우수한 SW가 유통경로의 구조 적 모순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어서는 안될 것 같다.

<김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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