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모빌컴퓨팅과 인식기술

90년대 들어서면서 컴퓨터분야에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 노력이 계속 되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휴대용 정보단말기(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와 이의 응용제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동적인 환경하에서도사용할 수 있기때문에 "모빌 컴퓨팅(Mobile Computing)"이라고도 불리우며,차 세대 주력상품으로 인식됨에 따라 이와 관련된 기술들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 에서 활발히 진행중에 있다.

모빌 컴퓨팅은 컴퓨터, 네트워크, 인식, 디지털 무선통신, 휴대형 주변장치 등 그동안 개별적으로 발전되어온 기술들이 하나로 통합되는 제품이기때문에 각 요소기술을 따로 개발해 오던 업체들이 각자의 기술을 출발점으로 하여 모빌 컴퓨팅 제품으로 전이해오던 현상이 발생되어 다른 어떤 제품보다도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도 하다.

컴퓨팅 업체로서는 애플, IBM, NCR, 컴팩 등이 자사의 굳건한 컴퓨터 시장을 기반으로 모빌컴퓨터시장을 넘보면서 뉴튼, 사이몬, 콘체르토 등의 제품을 발표하고 있고, 샤프, 탠디와 카시오 등 전자수첩 전문업체들까지도 모빌컴퓨터를 전자수첩의 확장으로 보고 이에 뛰어 들고 있다.

한편 운용체계(OS) 시장도 치열하다. 이미 데스크톱 운영체계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IBM 등은 이미 독자적인 PDA 운영체계를 개발하여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펴고 있다. 이외에도 모빌 컴퓨터 는 사용환경이 기존의 데스크톱과는 다르다는 점을 내세워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운영체계들도 개발되고 있다.

GO사는 최초의 펜 컴퓨터 운영체계라는 기치를 들고 노트북 모양의 NUI(Note book User Interface)라는 완전히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완벽한 개체지향형운 영체계인 펜 포인트를 개발하였고, 그 뒤를 이어 PDA 전용운영체계인 매직캡 을 발표한 제너럴 매직사는 펜포인트와는 달리 인식기술을 적용하지 않는대신 강력한 네트워크 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발표하여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어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운영체계는 모토롤러와 소니가 자사의PDA 에 탑재하여 이미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최근 몇년간 PDA나 펜 컴퓨터 등 모빌 컴퓨팅 솔루션들이 많이 발표 되고 있지만,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제품들은 발표된 지 얼마되지 않아 철수를 하고 있다. 최초의 펜 컴퓨터전용 운영체계를 개발하면서 활발하게 움직였던 GO사가 자금부족으로 AT&T로 합병된 뒤에도 EO제품을 계속 생산하였지만 작년 7월 결국 사업 포기를 선언하였고, 저가의 펜 컴퓨터 모델을 발표 하여 가장 많은 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GRiD도 시장을 포기하기로 결정하였다. 슬레이트사의 기술을 사들여서 콘체르토라는 펜 컴퓨터를 생산하던 컴팩 사도 1년만에 생산을 중단하였고, 거금을 투자하여 뉴튼이라는 PDA를 개발한 애플도 예상만큼 팔리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경쟁적으로 모빌 컴퓨팅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BIS와 일본의 조사 및컨설턴트 회사인 시드 플래닝사는 인프라 정비나 기능향상 등에 의해 미국에 서는 2000년의 시장규모가 현재 시장의 25배에 해당하는 5백30만대에 달할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이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90년초에 시장 조사 기관의 예측대로라면 95년이면 이미 거대 시장 을 형성하고 있어야 하지만, 그 예측은 완전히 빗나간 선례로 본다면 2000년 대에 대한 수요 예측이 과연 얼마나 적중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수요예측의 부정확성, 거듭되는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각 업체들이 PDA를 계속 개발하고 발표하는 이유는, 현재 고전하는 원인을 무선 데이터통신을 포함한 통신기반의 부족일뿐, PDA는 앞으로 다가올 정 보화 사회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PDA와 같은 모빌 컴퓨터는 데스크톱 컴퓨터와는 달리 편하게 앉아서 사용하는 경우보다는 선채로 또는 이동중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기 때문에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기존의 보편적인 입력기구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없다. 인간에 가장 합리적이고 편한 입력도구는 음성을 들 수 있다. 음성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통신수단으로 글이나 자판보다 훨씬 빠르게 입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성인식은 크게 단어단위로 인식하는 고립단어인식과 연속으로 발음한 문장을 인식하는 연속음성 인식기술로 나눌 수 있다. 연속음성 인식은 연결단어(connected word)인식과 대화체 음성인식으로 세분화될 수있다. 전자는 또박 또박 발음하는 단어를 인식하는 것이고 후자는 대용량 단어들을 단어단위가 아니라 문장단위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인데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최근에는 문장중에서 선별적으로 지정된 단어 만을 인식할 수 있는 중요어 인식(word spotting)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음성인식 기술은 훈련된 특정화자만을 인식할 수 있는 화자종속 인식과 어떠한 사람의 음성도 인식할 수 있는 화자독립 인식으로 대별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후자가 전자보다 구현이 훨씬 어려우나 이용범위가 넓기 때문에많은 연구.개발이 되고 있다.

기술적으로 음성인식은 필기체인식보다 어려운 문제이고 보다 비싼 하드웨어 를 요구하기 때문에 아직 음성인식 기술을 PDA에 탑재하려는 시도는 보이지않고 있다. 다만, 2세대 PDA를 개발하고 있는 Acer는 음성인식용 DSP(Digita l Signal Processor)와 펜 장치를 동시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어 음성인식도 필기체 인식과 함께 PDA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어쨌든 아직은 PDA 인터페이스로서는 음성인식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 인 펜 인터페이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펜인식 기술은 크게 정자인식과 흘림인식으로 구별될 수 있다. 정자인식이란 또박또박 쓰는 글자만을 대상으로 인식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구현이 쉬우며 인식률도 높지만, 실생활의 필기습관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상품으로 서의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요즘 대부분의 인식기는 흘림필기를 대상으로 한 인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에서는 렉시커스 인식기와 같은 한단어내에서의 흘림도 허용하는 인식기도 이미 상용화되고 있다.

한글은 영어와는 달리 조합형 문자이기 때문에 흘림은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띠어 자소내 흘림과 글자내 흘림으로 세분화된다. 자소내 흘림이란 각 자소 내에서만 흘림을 허용하는 경우이고 글자내 흘림이란 하나의 글자내에서 자 소간의 흘림도 허용하는 경우이다. 이외에도 글자간의 흘림도 있을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별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루는 연구는 이루어지지않고 않다.

국내에서 자소내 흘림인식에 대한 연구는 거의 완성되어 현재는 주로 글자내 흘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연구되는 인식방법은 주로 각 흘림 에 대한 패턴을 일일이 학습함으로써 인식의 범위를 확장시켜 인식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모든 흘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이니고, 학습된 흘림패턴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학습되지 않은 특이한 흘림이 입력된다면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기본 자소 만을 학습하고 자소간 흘림은 유추하여 인식함으로써 인식대상을 필기 가능한 모든 흘림으로 확대하여 인식하는 연구도 새롭게 진행중에 있다.

또한 국내의 상황에서 필기인식 기술이 적용되려면 한글인식뿐만 아니라 영문인식까지 가능해야 실용성이 있다. 하지만 두 문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방법으로 동시에 인식한다는 것은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기업과 학교에서는 활발히 연구중에 있고 어느 정도의 연구 성과도 보이고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펜 필기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호의를 가지고 필기를 한다면 95% 이상의 인식률을 보이고 있다.

펜은 인간에게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는 필기도구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친근 감을 준다. 특히 컴퓨터의 키보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더욱 그러하다. 펜은 잉크라는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한다. 잉크를 통해 마치 종이에 필기를 하듯 컴퓨터 화면에 원하는 정보를 입력하거나 그릴수 있고, 필요시에 는 이를 인식하여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펜은 마우스나 키보드와는 달리 자연스러운 입력방식을 제공해 준다. 1993년에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컴퓨터, 로터스, 제너럴 매직, GO사, 슬래트사등 펜 컴퓨팅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부분의 업체가 모여 Jot1.0이란 스펙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종간의 전자잉크 교환도 가능해졌다.

현재 상품화되어 있는 인식기는 사람처럼 1백%의 인식률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컴퓨터라는 것을 고려하여 친근하게 쓰려고 노력한다면 사용상의 문제 는 별로 없다. 이것은 키보드를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가 키보드를 배우기 위한 작업에 비한다면 오히려 쉬운 일일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 개발자들도 버튼, 체크박스나 팝업 리스트 등을 사용하여 인식이 덜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PDA에서 인식기의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계가 인식을 한다는 점에 신기해하여 일부러 어려운 문자를 써보고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 실망하여 꺼리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서는 필기입력 방법에 대해 새로운 시도가 Graffiti라는 조그만 회사 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알파벳을 한획으로 새롭게 정의하여 사용자가 알파벳 대신 이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새로 정의된 문자는 원래의 알파 벳 모양과 유사하여 익히는데는 별로 어렵지 않다.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X 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획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한획으로 구성된 문자는 거의 1백% 인식하기 때문에 Graffiti의 정의대로 사용만 해준다면, 거의 1백% 인식이 가능하다.

키보드의 자판에 익숙하기 위한 시간과 사용중에 오타가 발생하여 다시 입력 해야 하는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이 방법의 입력효율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물론 키보드에 익숙한 사용자와 비교한다면 비효율적이라고 할수 있지만, 이런 방법에 적용되는 곳이 PDA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PDA에는 전자수첩처럼 조그만 키보드나 또는 스크린 키보드를 달아야 하므로 데스트톱의 키보드 숙련자라 할지라도 PDA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하지 만, 한글처럼 복잡한 모양의 조합문자 시스템에서는 이런 시도는 거의 불가 능 하다.

또한 PDA에서는 제스처라는 새로운 입력방식이 제공된다. 제스처는 간단하게정의되고 사용자는 약속에 따라 필기하므로 다양한 형태의 흘림이 발생되지 않고 인식률이 거의 1백%이므로 사용상의 불편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PDA에 서의 제스처는 매우 강력한 도구다. 또한 제스처는 데스크톱에서 작업 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한 핫키와 비슷한 능력을 하지만, 위치정보도 함께 줄 수있기 때문에 훨씬 효용성이 크다. 그러나 각 업체의 제스처가 통일되지 않아각 PDA마다 사용되는 제스처가 다르다는 점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PDA는 인식 기술이 접목되어 지능적으로 변모되 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최소 7백~1천달러를 줘야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반사 용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가격이다. 하지만 무선통신이 보편화되고 이를 통한 정보서비스가 다양해지고 하드웨어 가격이 좀더 떨어진다면 폭발 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몇년 후면 셀룰러폰 대신에 PDA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하드웨어의 발달로 가격이 조금 더 떨어지게 되면 PDA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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