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태풍의 눈 세진을 해부한다 (3)

"세진컴퓨터랜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누구도 명쾌하게 대답할 수는 없다.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세진의 성공여부를 한마디로 단정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진측 주장대로라면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다.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현재 자금줄이나 다름없는 컴퓨터판매가 호황을 누리고 있고 매장확대도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세진의 성장가도에 장애물다운 장애물은 없었기에 더욱 자신감에 차있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컴퓨터광고 모델인 인기탤런트 채시라씨와 10억원의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문까지 전해지면서 세진컴퓨터랜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관련업계는 그러나 불안하게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세진에는 단 한차례 의 시련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외줄타기는 단한번의 실수 로도 회생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진컴퓨터랜드에 예상되는 시련은 무엇인가.

우선 매출부진이다. 세진은 매출이 이루어져야 현금을 쥘 수 있고 그래야만외상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매출부진은 세진에 치명적일 수있다. 일시적 시장침체나 소비자들의 외면 등으로 매출이 줄면 안된다.

일시적 시장침체는 언제나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그리 높을 것 같지 않다. 비수기가 이미 지났는데다 업계가 올 시장규모를 예상보다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진이 목표시장으로 꼽고 있는 가정용수요가 예상외의 호황을 누리면서 세진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세진을 외면한다면 세진으로서는 대책이 없다. 관련업계 는 소비자들이 세진의 대대적 광고에 현혹돼 당분간 세진을 찾겠지만 시간이지날수록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의 제품가격이 용산 등 전자상가에 비해 그리 싸지 않은데다일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유명 브랜드제품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상황에서 이같은 불행(?)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장마다컴퓨터판매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의 가격차나 유명브랜드 제품조달 부족 등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세진 입장에서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다음으로 컴퓨터메이커들의 견제나 반격도 세진컴퓨터랜드의 아킬레스 건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제품공급 거부"라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컴퓨터메이커들이 대폭적인 가격인하나 세진에 못지않은 광고공세로 세진 고객빼앗기에 나선다면 자금력에서 상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는 세진은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 컴퓨터메이커들이 전략적으로 한달간만 한정판매 행사를 하더라도 세진은 매출부진을 겪으면서 파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시각이다. 또 하나 세진에 대한 부품공급 중단사태도 세진을 파산으로 밀어넣을 수 있는 결정적인 동인이 된다. 부품공급업체들이 각종 부품공급을 중단한다면 세 진은 팔 물건이 없어 자연 도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자금부족을 겪고있는 부품공급업체들이 자금운영에 도움이 되는 세진과의 거래를 끊기는 어려운 실정이지만 만에 하나 상황이 바뀌어 이같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없지 않다.

마지막으로 관리부실에 따른 낭패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갈수록 거대해지는 조직을 과연 경험이 부족한 세진이 잘 다스릴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숙제로 남는다. 조직의 누수현상이 발생한다면 그 경비부담이 매출확대 이상일 수 있으며 특히 판매나 AS의 부실은 곧 소비자들의 외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세진컴퓨터랜드의 성공여부는 시간을 두고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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