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멀티사업 활성화대책 고심

LG전자가 올들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CD-I、 3DO 등 멀티미디어사업 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LG전자는 관련타이틀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데에 따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사업활성화를 위한 별다른 묘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LG전자는 상반기동안 CD-I와 3DO의 하드웨어 판매가 목표대비에 크게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상대적으로 타이틀사업도 저조한 상황에 처해있다. 아직은 사업초창기로 하드웨어의 보급이 일천한 데 따른 탓으로 자위하면 그만이지만 현실은 그렇치 못한 데에 LG전자의 고민이 있다. 야심적으로 멀티 미디어사업을 전개하면서 LG전자는 하드웨어부문에서의 적자를 타이틀사업으로 만회한다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저가공급전략을 세우고 멀티미디어제품의 보급에 나서면서 3DO와 CD-I 하드웨어를 원가이하로 공급、 제품이 팔릴 때마다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현실적으로 3DO플레이어의 경우 대당 1백달러 가량의 적자를 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G전자는 이같은 하드웨어부문의 적자를 타이틀 판매로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사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타이틀사업의 부진은 곧바로전체적인 사업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LG전자는 타이틀사업의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내놓을 만한 묘책이 별로 없어 고민중이다. 최근에 열린 업계모임에서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타이틀 유통을 어떻게 확립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일단의 고민을 토로했다. 그 이유로는 LG전자가 타이틀 유통에 대한 노하우부족이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전자는 회사설립 이래 하드웨어 영업만을 해왔기 때문에 타이틀 영업에 대한 노하우 및 인력들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타이틀 영업을 효과적으로 펼치기가 어려운 실정.

실제로 LG전자는 타이틀 유통을 기존 대리점망을 이용하고 있으나 가전대리 점들은 타이틀의 판매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가전대리점들이 타이틀 을 하드웨어 판매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여기면서 타이틀 판매에 신경을 쓰지않는데다 소비자들마저 제품구입시에 타이틀을 공짜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가전대리점망을 통한 멀티미디어 타이틀 판매는 LG전자 가 당초 의도한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전자는 CD-I의 판매를 회원제를 이용해 추진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회원 수가 고작 4~5천명에 불과해 타이틀 판매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새로운 타이틀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아직까지 타이틀 수가 몇 가지 안 되는데다 용산상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기존 유통구조가 LG전자의 유통형태와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LG전자가 앞으로 멀티미디어 타이틀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게 내부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눈에 보이는하드웨어사업과는 달리 위험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는 타이틀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기존의 방식을 탈피、 이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관계자는 "현재 타이틀관련 사업은 LG전자만의 고민이 아니고 그룹관계사들도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면서 "장기적인 차원에 서 하드웨어의 유통과는 별도로 이 분야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그룹관계사들 과 공동으로 CD매체를 기반으로 한 타이틀과 관련 소프트웨어사업을 취급하는 전문적인 대형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원철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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