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통신시장 "백가쟁명"

최근 홍콩 통신시장이 개방되면서 그동안 이 시장을 독점해왔던 홍콩텔레컴 의 수성여부와 그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초 홍콩지역 전화시장의 개방으로 신규업체들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이 지역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동안 통신시장을 독점해온 홍콩텔 레컴의 대응 전략이 업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홍콩텔레컴은 영국의 통신업체인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C&W)사가 주식의5 7.5%를 갖고 있는 C&W의 자회사로 오랫 동안 홍콩 통신시장을 완전히 독점 해왔다. 그러나 지난달을 기점으로 뉴월드 텔레폰.뉴T&T.허치슨 텔리커뮤니케이션즈등이 전화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치열한 경쟁회오리가 불기 시작했다.

게다가 독점완화조치 과정에서 비롯된 규제조항의 미비로 이들 경쟁업체의 장거리전화 서비스가 가능해짐으로써 앞으로 다른 업체들이 이 지역 통신시장에 물밀듯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홍콩텔레컴의 시장 사수 전략은 크게 세갈래로 요약될 수있다. 서비스 요금의 인하와 새로운 서비스의 제공,그리고 생산성의 향상이 그것이다. 홍콩텔레컴은 지난달 말 장거리전화 서비스를 시발로 서비스 요금인하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반전화분야와 달리 오는 2006년까지 적어도 11년간 홍콩텔레컴의 독점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국제전화 서비스부문에서 홍콩텔레컴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접속 요금을 우선적으로 21%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요금을 낮출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아직까지는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이다. 경쟁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는 국제전화 서비스의 이용요금이 홍콩텔레 컴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 월드를 통해 미국에 거는 장거리 전화요금은 분당 77센트로 홍콩텔레컴에 비해 15%이상 저렴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다음으로 홍콩텔레컴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지난달 말 미국 인텔사와 제휴해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홍콩텔레컴은 이 서비스가 지난해 개시한 픽처텔사와의 화상회 의 서비스를 대체하는 저렴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완전한 대화형TV서비스 제공에 앞서 내년부터 주문형 비디오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들 서비스를 통해 홍콩텔레컴은 경쟁업체들에게 이 지역에서의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홍콩텔레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인원절감 노력은 관련업계에서 인정할 정도이다. 장기간의 독점체제속에서 지속된 비용절감 노력은 독점업체 답지 않게 피나는 것이었다.

지난 90년 1만7천8백명이었던 직원수는 현재 1만6천명으로 줄었고, 98년까지 2천5백명을 더 감축할 계획이다. 또한 불필요한 부서를 정리, 올해말까지 4천만달러의 경비를 줄일 방침이다.

비용절감을 통해 홍콩텔레컴은 서비스의 질과 양을 확대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홍콩텔레컴은 세계의 어느 업체에 못지 않은 우수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고 증권업체인 클라인보르트 벤슨사의 앤드류 홀 연구원은 밝히고 있다.

또한 홍콩텔레컴은 네트워크의 성능향상을 겨냥해 디지털통신등 새로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홍콩텔레컴이 무엇보다 꿈꾸고 있는것은 대륙진출이다.

현재 홍콩과 북경을 잇는 광케이블 구축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 한 북경 이동전화 네트워크 구축사업이 답보상태에 있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는 중국 국제신용투자사가 홍콩텔레컴의 주식 12.3%를 가지고 있는사실에서도 나타나듯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정부는 홍콩텔레컴과 벌이고 있는 사업의 지분의 절반이상을 가지고 있다. 이 지분이 줄어들지 않는 한 홍콩텔레컴의 중국 진출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홍콩텔레컴이 홍콩에서 혼자 뛰던 시대는 이제 완전히 지나갔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홍콩 통신서비스의 질과 양이 다른 아시아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수하다고 할지라도 경쟁업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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