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유럽의 PC사업본부가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이 개혁작업의 선봉장은 마흔 다섯살의 젊은 PC사업 책임자인 데이비드 윈사장이다.
올해 1월에 부임한 그는 IBM이라는 거대 조직의 획일화된 규범과 관료주의적 분위기를 과감히 쇄신하고 효율적인 조직운영의 틀을 짜기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 급변하는 PC시장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경쟁업체들에게 기선을 빼앗기고 시장에서의 입지가 위축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던 IBM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 체질개선이 급선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는 미국 IBM본사가 PC사업의 위상강화를 위해 전개하고 있는 개혁작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미국PC시장에서 10억달러의 경상적자를 기록하는 동시에 컴팩 컴퓨터 사에게 왕좌를 빼앗기는 등 거인의 체면이 크게 손상되었던 미국IBM 역시 이 시장에서의 정상탈환을 위해 절치부심하며 리처드 토먼 수석 부사장겸 PC사 업 총책임자를 중심으로 이 부문의 대수술을 단행하고 있다.
20%의 인원감축및 4억달러에 이르는 비용절감, 그리고 PC제조에 들어가는부품수를 절반으로 대폭 줄이는 등 일련의 개혁조치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IBM유럽의 책임자 윈사장에게는 고무적인 일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회사 데이터퀘스트사의 분석에 따르면 IBM은 지난해 유럽에 서도 컴팩에게 1위를 내주는 수모를 겪은 데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시장점 유율이 11%에서 8.5%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 왔다.
이는 이 기간동안 IBM의 전세계시장 매출이 22% 신장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형편없는 실적이다.
윈은 이러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수요 예측을 잘못한 데 따른 제품의 품귀와 납기일 지연에 있으며, 이는 딜러와 고객의 사이를 멀게 하는 결과를낳게 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윈은 개발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켜 얼마나 빠른 시간내 에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가, 그리고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에 충분히 제품을 공급하도록 하는가의 문제를 개혁의 제1명제로 삼았다.
이는 또한 미국 본사의 개혁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투자은행과 경영 컨설팅회사를 설립한 바 있는 전형적인 기업가 윈사장은 루 이스 거스너 현 IBM회장의 전직장이기도 한 아메리컨 익스프레스사 시절부터 토먼부사장과 인연을 맺어 왔다. 적자에 허덕이던 아메리컨 익스프레스은행 의 프랑스 지사를 맡으면서 경영을 정상화시켰고 5년동안 계속 흑자를 냄으로써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해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가 IBM유럽에 부임한 이후 지난 2.4분기 이 지역에서의 PC매출이 12% 늘어나 그의 경영 능력은 여기서도 일단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럽지역의 IBM조직에 대해 칼을 대야하는 부분은 아직 많았다.
유럽 각국 지사들간의 세력다툼은 조직을 효율화하고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었다. 그리고 정책에 있어 본사와 손발이 맞지 않는것도 전세계 사업추진에 있어 한 원인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전세계에 출시된 홈PC 앱티바가 독일에서는 가격책정에 대한 논란으로 3주나 지연되었던 것은 그 단적인 예이다.
윈사장은 이러한 병페들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서 변화를 주저하는 간부들 은 가차없이 해임하고 유럽 각국의 지사들에게는 원칙을 엄격히 적용시키겠다고 선포했다.
이와 함께 제품의 제조과정을 단순화시켜 이윤율을 높이는 동시에 PC판매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메인프레임및 중형컴퓨터 영업팀과 PC영업팀의 유대강화 를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중소업체 등을 주요고객으로 하는 영업망 확충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윈사장의 이러한 개혁정책이 금방 결실을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보고 있다.
윈사장 또한 유럽의 고질적인 병폐가 개선되려면 최소한 6개월의 시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목숨을 걸고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나는 IBM에서 편안한 자리로 물러나 앉고 싶지는 않다. 나는 쫓겨 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고 말해 그의 의지가 얼마나 결연한가를 보여 주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또 미국IBM의 리처드 토먼 부사장이 PC사업을 부흥시키는 과정에서 한 발언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토먼 부사장은 나의 직위를 걸고 PC사업을 정상화시키겠다. 만약 실패한다면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밝힘으로써 대서양 건너 있는 그의 동지의 강력한 지원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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