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대기업들이 영상소프트웨어(SW)사업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는것과 대조적으로 나산그룹이 기존의 영상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초 나산그룹은 영화.음반.게임 등의 영상사업에 진출키로 하고 자회사인 냅스 를 설립、 종합엔터테인먼트업체로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따라 냅 스는 "오는 98년까지 영화.음반.게임.멀티미디어타이틀에 대한 중장기투자전략 을 수립하고 영화및 비디오、 음반등의 자체제작과 아울러 외국업체들과 의 제휴를 추진하는 등 나름대로 활발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나산그룹은 영상사업의 관련인력을 일제히 정리하는 등 전격적으로 이 사업 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냅스측은 "우선 계열사들의 광고및 이벤트대 행사업에 주력키위해 영상사업분야를 당분간 보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나산그룹이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게 된 배경을 놓고여러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우선 나산그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외국업체들과의 제휴 및 관련인력의 스카우트 등이 여의치 않으면서 영상사업자체 가 벽에 부딪치게된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나산그룹의 안병균회장이 직접 나서 "모래시계"의 김종학감독과 접촉하는 등 관련인력의 스카우트에 나섰으나 이같은 일들이 제대로 진척을 보지 못한 데다 PC게임시장의 진출을 위해 일본 소니사의 미국 자회사인 소니이미지소프트 와의 제휴를 추진한 것이 기존업체인 쌍용과의 경쟁에서 뒤지는 등 외국 업체와의 제휴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한때 증권가를 중심으로 부도설이 불거지면서 그룹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것도 사업실적이 없는 영상사업을 정리하게 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특히 영상사업자체의 특성상 막대한 자본투자가 뒤따라야할뿐 아니라 대기업 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전망자체가 불투명한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무런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면밀한 준비없이 영상사 업의 진출을 추진했던 점이 결국 사업을 포기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됐을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이야기이다.
이번에 나산그룹의 영상사업포기는 현재 무분별하게 영상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에 일대 경종을 울려 주고 있다. 특히 단순히 외국업체 들과 손잡고 영상사업을 전개하려는 몇몇 대기업들의 안일한 사업형태로 볼때 언제든지 이번 나산그룹과 같은 사태를 초래할 공산이 높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대기업들의 영상사업형태에 일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외국업체들과 제휴를 통한 영 상물의 수입에 앞장설 것이 아니라 사전에 관련인력의 양성과 아울러 제작과 관련된 설비투자를 통한 자체 기술력을 확보한 다음에 영상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원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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