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억눌린 스트레스를 다룬 영화제작이 늘어나면서 몇몇 영화가 주제 및 구성에서뿐 아니라 분위기와 스타일마저 유사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제작.개봉된 "총잡이"를 비롯해 구임서 감독의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 박현수 감독의 "진짜사나이", 곽재용 감독의 "록앤롤 갱" 등이 서로 유사한 작품으로 꼽히는 것들이다.
이들 영화는 모두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불만을 가득 담고 있는 남성들이 어떤 일을 계기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발산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또 사회적 금기인 총이 줄거리를 끌고 가는데 주요역할을 담당하며, 스트레스 그 자체를 진지하게 다루기보다는 남자가 일상에서 벗어난 뒤 전개되는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더욱이 이들 작품은 블랙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사회비판적 이고 해학적인 요소를 간직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들뜨고 경쾌한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
"총잡이"의 주인공 박대서(박중훈)에게는 직장상사의 꾸중, 불안한 사회, 잘 난마누라가 스트레스의 주범이다.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에서는 소설가 의 꿈을 안고 있는 무능력한 제약회사 세일즈맨이 직장상사의 등쌀과 상사가 된 여자친구 때문에 의기소침하게 지내다가 더이상 참지못해 예비군 중대의 총을 뺏어들고 난동을 부린다.
또 "진짜사나이"에서 재교육을 밥먹듯이 하는 무능력한 자동차 세일즈맨이 스트레스를 자동차를 타고 천방지축 발산하며, "록앤롤 갱"은 가정을 버린 아내와 사회의 냉대로 인한 분노를 폭발시키는 배다른 형제강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 작품은 모두 스트레스에 찌든 남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스트레스를 낳게 한 사회와 주변에 대해 반격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를 기본구도로 삼고있다. 이와 함께 이들 영화는 한결같이 남성을 상징하는 총을 반전의 주요계기로 삼는다. "총잡이"에서 소심한 박대서가 총을 입수한 후 적극적인 남자로 변해가는 것처럼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의 이종두(이병헌), "진짜 사나이" 의 사나이(권해효) 등은 당초 무능력하거나 소심한 인물에서 반격의 수단으로 총을 든후에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돌변, 사회에 통렬한 풍자를 가하는가하면 평소에는 꿈도 꾸지못한 돌발적인 행동을 한다.
때문에 이들 영화는 각각 줄거리는 다르지만 영화전체의 분위기나 사건을 끌고 가는 스타일이 유사하다. 남자의 스트레스를 다룬 블랙 코미디영화가 유행처럼 만들어지면서 영화계에 복제품처럼 기본 모양은 같으면서 색깔과 치수만 다른 작품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영화의 기획력과 창의력의 빈곤을 말해주는 현상으로 영화발전을 위해 새로운 특성과 기획의도를 갖춘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는 풍토 가 아쉬운 실정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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