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방송협, 기구개편안 "잡음"

종합유선방송협회가 최근 상임부회장 자리를 없애는 대신에 다른 직제를 신설하는 등 기구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회원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일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회장 김재기)는 53개의 종합유선방송국(SO) 사업자와 27개 프로그램공급사(PP)、 2개의 전송망사업자(NO) 등 전국82개의 회원사에 일제히 공문을 보내 *현재의 상임협회장 직제를 없애고、 상임고문과 사무총장직을 신설하며 *현재 3년인 이사의 임기를 1년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구개편(안)에 대해 회원사들의 의견을 묻고、 오는 11일 까지 회답을 주도록 요청했다.

이같은 협회의 기구개편안에 대해 현재 일부 SO와 PP를 비롯한 회원사들은 협회가 기구축소를 위해 상임부회장 자리를 없애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협회의 조직을 축소토록 요청한 곳은 국회. 지난 3월과 7월 임시국회가 열렸을 때、 문화체육공보위의 일부 위원들은 공보처에 대한 대정부질의에서현재의 협회상임회장 직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공보처장관에게 이를요청했다. 문화체육공보위 의원들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93년 9월 협회가 창립될 당시 협회 회원사 대표중 1명이 (비상임)명예회장을 맡고 그 밑에 상임부회장 을 두어 협회가 운영되도록 했으나 지난 94년 4월 협회가 사단법인 형태로 다시 설립총회를 하면서 느닷없이 "상임회장직제"를 두고、 공보처가 상임회 장의 급여와 판공비 등을 공익자금으로 쓰도록 조치한 데서 비롯됐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정기국회 국정감사시 민간단체의 회장급여를 공익자금에 서 지출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지적을 받은 뒤、 사실상 협회에 대한 공익자금지원이 끊기게 되자 협회는 상임협회장에 대한 급여 등을 현재 자체예산에 서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회상임위가 협회의 기구를 축소토록 요청한 것은 "상임회장직제"를 없애도록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회장직을 그대로 두고、 오히려 상임 부회장직제를 없애려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회원사들의 주장이다.

또한 일부 회원사들의 불만은 이같은 "상임 회장직제"를 둘러싼 문제와 함께 김재기회장의 업무추진 스타일과 방향에 대해서도 터져나오고 있는 형편이 다. 현재 김회장은 민속씨름협회장과 사랑의 장기 기증운동본부장、 사랑의 각막은행장 등의 직책을 함께 맡고 있어 종합유선방송협회의 업무에 전념치못하고 있다고 이들 회원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김회장이 애초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전반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시중은행장 출신으로、 현재 케이블TV업계 의 복잡한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해 SO와 PP、 NO 등 협회 3개사업 자간에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이해관계를 원활하게 조정치 못하고있다고 불만을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김회장이 협회내에 씨름협회 등 회장의 다른 직무 와 관련된 일을 개인비서처럼 하고 있는 직원까지 두고 있다"며 현재의 협회 운영방식에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몇몇 회원사들은 협회가 기구축소를 위해 조직을 개편한다면 이번 공문에 명기된 연봉 1억원의 부회장직이 아니라、 판공비 등 상당한 액수를 지출하고 있는 상임회장직제를 없애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에 협회가 직제를 개편하면서 현재의 상임부회장에 대해 일부협회 직원들이 연판장을 돌려 자진사퇴를 종용한 것과 관련해서도 곱지 않은시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회원사들은 "이대로 가다간 협회뿐 아니라 지지부진한 상태인 케이블TV 사업자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아래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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