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필름업체 사업다각화 의미

필름업체들이 사업품목을 다각화하면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코닥、 후지 아그파 등 필름업계에는 요즘 단순한 필름사업만으로는 더이상 경영수지 를 맞추기가 곤란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필름업체가 사업품목 다각화 차원에서 손대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 카메라 프린터、 필름 스캐너、 필름 리코더 등 디지털 영상장비. 이를 통해 기존의 필름업체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필름업체들은 8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 영상산업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그동안은 전력투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컴퓨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영상산업의 잠재력을 깨달은 필름업체들은 앞다투어 디지털 영상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필름업체들은 디지털 카메라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 DC-10을 개발한 후 이제까지 10여종의 디 지털 카메라를 내놓았다.

후지도 카메라업체인 캐논 니콘 등과 제휴해 디지털 카메라를 공동개발、 시판하고 있다. 기존 카메라 시장에는 기술력이 뒤떨어져 과감히 뛰어들지 못했지만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는 앞서 나가겠다는 야심인 것이다.

이들 업체는 또 앞으로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저가형의 디지 털 카메라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와 일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필름업체들이 디지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를 컴퓨터와 연결해 사용함으로써 멀티미디어의 한 영역으로 이용할 수 있고 전자 출판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등 응용범위가 넓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기존 카메라관련시장이 정체에 빠져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즉 전통적인 영상산업 시장이 거의 성장 한계에 도달한 상태에서 새로운 매체로 시장활로를 개척해 보려는 것이다.

이러한 붐을 먼저 일으킨 곳은 코닥필름이다.

필름시장의 포화상태가 계속되고 후지필름 등 후발 주자들의 도전이 거세지자 새로운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지 않고서는 살아나갈 수 없다는 인식이 코 닥이 디지털 영상사업에 도전하도록 만들었다.

코닥은 93년말 조지 피셔 회장이 부임한 후 제약、 화학제품 사업등을 과감 히 정리하고 영상사업에 주력하면서 디지털 영상기술 사업에 앵글을 맞추었다. 필름업체들은 또 디지털 영상분야를 전략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컴퓨터 업체 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코닥이 최근 IBM과 영상을 컴퓨터네트워크로 전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업무 제휴 계약을 맺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또 휴렛 팩커드사와는 값이 싼 디지 털 스캐너와 프린터를 개발하기로 했고 마이크로소프트사와는 컴퓨터로 사진 인화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후지도 현재 코닥의 포토CD와 비슷한 형태지만 일반 PC에서도 포토 CD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위해 IBM과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필름업계의 이같은 변신은 그러나 필름을 이용한 영상산업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발명된 기록매체중 필름보다 화질 이 좋은 것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해상도가 높은 디지털 카메라이라 해도 필름의 해상도를 따라 잡기에 는 무리인 것이다. 즉 고화질을 요구하는 인쇄시장에서는 아직도 필름이 가장 높은 질을 담보해 주는 기록매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필름업계의 사업다각화는 당분간 필름과 디지털영상을 병행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상희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