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103)

대다수의 직원들에게 회사가 제공한 선의의 혜택들이 나중에 그들을 구속시킨 굴레가 되었다. 삼십대 기업을 경영하면서 잡스는 직원들이 일년치봉급의 절반에 해당되는 금액을 융자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고 직원 대부분은 주택을 처음 구입할때 1회할부금을 지불하는데 그 제도를 이용했다. 그후 넥스 트는 그런 제도를 감당할 수 있는 재원조달이 한계에 봉착하자 1990년에는 융자한도액을 5천달러로 제한해야 했다.

그러나 그 제도가 아직 유효할 때 이용한 직원들은 융자를 받는 대신 당시의시세에 의한 고정금리 4년짜리의어음을 받게 되었다. 예를 들면 1988년에 융자를 받았다면 이자는 12%로 불게 되어 있었다. 융자기간중에는 원금 또는이자를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넥스트를 그만 둘 경우 즉시 융자액을 모두 상환해야 했다.

이런 조건들은 상당히 합리적이었다. 직원들은 이 제도를 이용하여 집값이 비교적 비싼 북부캘리포니아지역에 첫 집을 살 수 있었다. 이 지역은 처음으로 집을구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수준의 집의 가격도 30만달러가량 되었기때문에첫 할부금으로 적어도 6만달러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12%라는 고정 금리가높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잡스는 융자의 담보격인 주식이 곧 상장될 것이기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잡스가 애플을 성공시켰듯이넥스트도 성공시킬 것이고 결국 모두가 백만장자가 될것이기 때문에 융자금액은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금리뿐 아니라 집값도 하락하게 되었고 제2세대 넥스 트스테이션이 소개된 후에도 기대했던 폭발적인 매출신장은 현실로 나타나지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넥스트의 자금출혈은 멈추지 않았다.

넥스트의 직원이 기본적인 판매액과 영업손실액의 차이를 보았더라면 겁먹지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넥스트를 떠날 경우 즉각 5만달러의 어음을 갚아야 했기때문에 넥스트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을 쉽게 인정할 수 없었다. 잡스 또는 넥스트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융자대체프로그램은 시간이 지남 에 따라 직장을 옮기지 못하게하는 굴레가 되었고 더 아나가 넥스트와 넥스 트의 미래를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넥스트에서 객관적으로 사고하는것 자체가 사치가 되어 버렸다. 그들은 잡스 처럼 낙관적으로 생각하여 넥스트주식이 곧 상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면그들은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되고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외부사람들은 간혹 길가에서 우연히 넥스트직원을 만나면 이런 낙관적인 모습들만 볼 수 있었다. 한 예를 들면 1991년 전직넥스트직원인 버트 커밍스가 판촉부에서 아직 근무하고 있는 동료와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요즈음 어떻습니까? 커밍스가 물었다.

그러나 상대방동료는 "엉덩이에 불이 날 지경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래、 정확히 어디가 그렇죠?"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요즈음 매출이 그 어느 때 보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커밍스는 그 당시 그때까지 넥스트의 판매실 적이 부진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중 한명이었기 때문에 제품 이 전례없이 많이 팔렸다고 해도 실제로 그렇게많이 팔리지는 않았다는 것을알고 있었다. "요즈음 넥스트의 기본마케팅전략이 뭐죠?" 그는 갑자기 궁금 해졌다. "글쎄요、 아직은 모르겠지만 확실한것은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커밍스는 그날 잡스가 아직도현실을 왜곡시키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날길가에서 만난 동료도 잡스의 마법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커밍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했을뿐이었다. 일반상인들은 잡스가 선별하여 들려 준 이야기들만 알 뿐이었는데 잡스는 넥 스트가 성공하고 있다는 얘기만 들려 주었다. 92년이나 93년 초에 회사를 상장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 했을 때도 잡스는 넥스트가 이미 크게 성공했기 때문에 월스트리트의 투자가들이 넥스트에 투자할 기회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는식으로 말했다. 그는 특정 회사에게 투자 기회를 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같은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불공평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 회사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적극적인 투자가들의 투가 금액을배분하는 것이 유일한 문제라고 은연 중에 암시했다.

잡스의 외도는 훌륭하게 적중되었다. 언론은 넥스트의 상장 계획을 기사로 다루면서 넥스트가 모든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급성정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더해주었기 때문에 넥스트의 상장 가능성은 실제 보다 더 높게 만들어 주었다. 모든 것이 논리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넥스트는 그동안 착실하게 성장 했기 때문에 상장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것이다. 넥스트의 기반이 탄탄하지않으면 회사를 상장할 계획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재정 상황을 덮어두고 봤을때 넥스트는 거의 완벽한 신뢰성을 갖추고있었다. 넥스트는 2.4분기에도 매출이 급신장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호황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잡스는 넥스트가 큰 수익을 거두었다고 말했다.

넥스트가 곧 상장될것이라는 소문은 사람들을 또 다시 흥분시켰다. "성공이 보장된 기업"이라는 이름의 로케트가 막 푸른 창공을 향해 발사 되어 또 다른 애플 신화가 창조될 것이라고 사람들은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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