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V홈쇼핑"시대 개막

"집에 앉은 채로 장을 본다"는 TV홈쇼핑이 1일부터 시작됐다. 이날부터 홈쇼핑텔레비전 HSTV 과 한국홈쇼핑(하이쇼핑)이 각각 케이블TV 채널 39번과 45 번을 타고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1일부터 바로 상품판매를 시작하는 HSTV는 오는 13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1시까지 하루 4시간씩을 방송하고 점차 시간을 늘려 오는 10월1일부터 하루1 6시간의 본방송을 시작한다. 또 15일까지 색보정용 방송을 내보내는 하이쇼핑은 16일부터 보름동안 하루 4시간씩 판매방송을 시작해 역시 10월1일부터 본방송을 시작한다.

TV홈쇼핑은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유통방식이다. TV홈쇼핑의 가장 큰 매력은 복잡한 유통과정을 1단계로 단축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유리한 조건으로 물건을 매매하게 한다는 점이다.

흔히 홈쇼핑하면 백화점이나 신용카드 회사에서 보내준 팸플릿을 보고、 전화주문하는 시스템을 연상하기 쉽지만 TV를 통한 홈쇼핑은 근본적으로 성격 이 다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24시간 물건을 팔 수 있고 매장건축비와 인건비 광고비등이 들지 않아 유통경비가 대폭 절감되는 데다 소비자와의 직접 대화도 가능하다. 당연히 기존의 유통방식보다 물건 값이 싸다. 잘 운영될 경우、 기존의 상품유통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만져보지 않고 케이블TV를 통해 어떻게 구매를 결정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지만 홈쇼핑채널은 수많은 제품들중 품질이 우수한 제품만을 선정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구매결정이 쉬워진다.

케이블TV업계의 관계자들은 "TV홈쇼핑은 가장 선진적인 무점포유통업태로서 현재 미국등 선진국에서 맞벌이 부부들에게 인기가 있다"며 "국내에서의 홈 쇼핑은 TV화면만으로 품질을 파악할 수 있는 생필품이 주류를 이룰 것이며그밖에 일반 광고를 거의 하지않는 희귀및 아이디어상품등을 출시하게 된다" 고 밝히고 가격파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홈쇼핑에도 문제점이 많다. "몰이해"라 할수 있을 정도로 TV홈쇼핑에 대해 관련기관과 시청자들의 인지도가 낮은 점과 소비자들의 구매 습관、 법.제도정비등이 홈쇼핑정착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혼란기가 길어질 것이라는우려도 높다.

우선 지리적 특성상 통신판매가 오래 전부터 발달한 미국과 달리、 문만 나서면 온갖 가게가 있어 며칠씩 배달을 참고 기다리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한 국적"환경에 신용판매에 대한 불신이 깊어 TV홈쇼핑의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상품의 표준화와 사후서비스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두 채널 간에 상품의 표준화는 물론 배송거리에 따른 비용산정기준、 농수축산물등의 표준화가 이뤄지지않아 초기구매자의 적잖은 불만이 예상되고 있다. 또 홈쇼 핑 방송사가 상품배달비를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만큼 5만원대이하의 상품 은 취급하지 못한다는 점도 TV홈쇼핑의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본방송이 시작될 경우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등 현행 관련법률에 저촉되는 등의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홈쇼핑 채널이 방송될 경우 전기전자제품을 비롯해 화장품.우유 등을 독자적으로 파는 판매대리점 운영업체들이나 기타 유통업계와의 마찰도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홈쇼핑이 제자리를 찾기위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관계기관간 협의를 통해 TV홈쇼핑이 규정상 방송인지 유통인지에 대한 성격 규정과 그에 따른 법률적 문제도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홈쇼핑채널의 프로그램역시 현행 종합 유선방송 심의규정에 따라 별도의 규정이 없이 보도정보 분야의 심의기준으로 심의를 받게 돼 있어 적용기준이 모호한 것은 물론 채널운용에 애로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홈쇼핑채널의 정착에 가장 큰 장애는 케이블TV 시청자가 아직 35만여 가구 정도밖에 안된다는 사실이다.

관련기관 및 업계는 "케이블TV의 조기정착"을 위한 가입자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TV홈쇼핑의 정착"을 위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조속히 해결하도록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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