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허술하고 싸구려 중국집이라고 해도, 그곳의 차림표만큼은 분명한 체계로 되어 있게 마련이다.
만일 자장면이 안주 계열에 들어 있거나, 팔보채가 짬뽕 다음에 들어 있으면 우선 보기에 재미있을 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손님들의 원성을 막을 수없게 된다. 하나의 응용 무른모가 제공하는 차림표(메뉴)의 항목들 역시 일정한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차림표를 제시할 때 그러한 전체 작업의 체계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풀다운(pulldown) 차림표다.
응용 무른모에서 차림표를 활성화시키면(" 글"에서는 F10을 누르고, 윈도즈 에서는 ALT를 누른다.) 그 체계가 잘 드러난다. 화면의 첫 줄에는 작업 항목 묶음의 명칭이 나열되고, 그 밑으로는 현재 활성화되어 있는 묶음의 하위 작업 항목들이 제시된다.
이때 좌우 화살표 글쇠를 누르면 항목 묶음이 바뀌고, 해당 하위 항목이 제시된다. 상하 화살표 글쇠를 누르면 선택 가능한 작업 항목이 교체된다(물론 다람쥐를 이용하여 손쉽게 작업 항목을 변경시킬 수도 있다).
즉 다람쥐나, 글쇠판의 화살표 글쇠 및 기타 깜박이 이동 글쇠를 눌러서 차림표 묶음 항목을 바꾸는 작업이 마치 좌우로 끌거나(pull), 상하로 내리는 down 것과 비슷하다 하여 이를 미국에서 풀다운 메뉴라 한 것이다.
이 말을 문체부 전산용어집에서는 "줄줄이 차림표" 혹은 "내리 차림표"라 순화하였다. "줄줄이"라는 말은 차림표 항목들이 줄로 묶여 있는 사탕처럼 움직인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또한 이 말에는 윗쪽 창에서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면 계속 아랫쪽 항목의 창이 열린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내리"라는 말은 상위 메뉴에서 하위 메뉴를 불러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편 줄줄이 차림표에서 항목을 선택하도록 표시되는 것은 다른 것과는 달리 글자와 배경이 반대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마치 막대 같다 하여 이를 "차림 표 막대"(menu bar)라 부른다. 이 막대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상하, 좌우로 이동하며, 넣음쇠를 누르면 해당 항목이 선택된다.
김병선국어정보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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