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CBS방송 인수협상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CBS와 웨스팅하우스사간 최초의 협상 때부터 미국 방송업계의 구도를 바꿀지도 모를만큼 거대 미디어업체의 탄생을 예고했었다. 미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 가능성이 높은데다 무엇보다도 당시 웨스 팅하우스의 경우 계열 방송부문인 "그룹W"가 미국 전역에 걸쳐 14개 가맹 TV방송사와 40개의 라디오방송국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각변동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의 CBS 인수는 벽에 부딪혀 버렸다.
문제는 다름아닌 양사간의 인수금액 차이.
CBS는 주식당 80달러의 가격인 총 50억달러를 웨스팅하우스측에 요구해왔다.
하지만이 금액이 타당한가를 놓고 검토해온 웨스팅하우스 입장에서 보면별 로 이득이 없는 장사인 것 같다. 적정금액을 31억달러정도로 본다는 설도있었다. 90년대 들어 시청률 수위였던 CBS는 지난해부터 하락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올해에는 황금시간대 시청률이 3위로 떨어졌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사의 조사에 따르면 CBS는 낮시간에만 근근히 수위를 유지하고 있을뿐 아침 및 저녁 황금시간대에서는 3대 방송사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 미니츠"같은 프로그램만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을 뿐 지난 93년 NBC로부 터 스카우트해올 당시만해도 시청률 수위권이었던 "데이비드 레터맨 쇼"도 CBS의 간판 프로그램으로서는 빛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지난 2월 CBS의 하워드 스트링거 사장은 일체의 멀티미 디어사업관련 제휴를 중단할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CBS는 4위 방송사인 폭스사에 포위되어 있다. 93년말에 는 38년동안이나 가지고 있었던 전미 NFL(풋볼리그) 중계권을 폭스사에 빼앗겼다. 폭스의 공세는 엄청난 것이어서 CBS의 2백개 방송가맹사 가운데 8개사 를 매입하기 위해 5억달러를 투입하기도 했다.
CBS는 올 상반기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나 하락한 18억달러 를 기록했다. 순익은 무려 59%나 감소했다.
CBS의 상황은 논외로 하고 어쨌든 양사는 거의 결론에 까지 다다른 것으로보인다. 왜냐하면 웨스팅하우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현재 냉장고 등 가전부문에서 방위산업제품인 레이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부문의 성장이 지지부진하고 방송부문만이 잠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방송부문 매출액은 웨스팅하우스 전체 매출의 10%밖에 안됐지만 이는 전체 경상이익의 3분의 1수준에 달하는금액이었다. 3월말 현재 웨스팅하우스는 총 3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렇듯 현상황은 웨스팅하우스가 방송을 부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웨스팅하우스가 CBS를 인수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더 많은부채를 안게 될 위험도 있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는 또다른 이유에서 CBS의 인수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BS의 로렌스 티쉬 회장은 경쟁업체와는 달리 케이블TV부문을 애써 외면해왔다. 그는 또 위성방송의 위협도 등한시했다. 반면 공교롭게도 웨스팅하우스 의 마이클 조던 회장은 케이블TV와 위성방송、 양부문에 주력해온 것이다.
그동안 CBS를 인수하고자 한 사람들은 많이 있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기업인은 미국 최대의 홈쇼핑 채널이며 이전에도 CBS와 합병설이 있었던 전 QVC사회장 배리 딜러와 CNN의 테드 터너이다. 이들도 역시 가격문제로 주춤거려왔다. 아무튼 현재로선 CBS의 소유권 교체에 고삐를 쥐고 있는 사람은 주식의 18% 를 소유하고 있는 티쉬 회장이다.
이번에는 CBS가 "항상 팔려다니는 업체"의 목록에서 빠질 수 있을지 관심이모아지고 있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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