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KBS, MBC, SBS 방송3사 사장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시청률 조사폐지 를 전격 선언했다.
과열되고 있는 방송사간의 과도한 경쟁을 막고 선정적이고 흥미위주의 프로 그램 제작 및 편성을 지양하는 한편 내실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늘려 시청 자 중심 방송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이같은 선언을 한 것.
그러나 "시청률 조사폐지" 발표가 있은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과연 방송3사 의 프로그램 제작 및 편성은 크게 달라졌는 가.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시청률 조사폐지 이후 프로그램의 질적인 변화는 거의없어 "시청률 조사폐지"는 "속빈 강정"이 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폐지이후 오히려 형제간에 애인쟁탈전을 벌이는 부도덕한 장면이 버젓이 방영될 정도로 드라마의 질적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방송가에선 "시청률 조사폐지"를 선언했을 때부터 드라마의 질적개선 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방송사 3사의 "시청률 조사폐지"는 방송사 자율적인 결정에 의해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외압에 의한 조치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
청와대 방송정책 관계자와 방송사 사장들 모임이 열린 후 곧바로 이같은 선언을 발표한 것이 외압설의 근거로 제시된 것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방송 3사는 ""시청률 조사폐지" 선언은 각 방송사들의 자율적인 자정노력의 결과일 뿐 외압설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또한 "시청률 조사폐지" 선언에 대한 비판의 소리는 광고주들로부터 터져 나왔다. TV프로그램의 시청률에 의거, 광고를 해 왔던 광고주들은 방송사들의 "시청 률 조사 폐지"가 자신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처사라며 크게 반발했다. 광고주들은 "그 예로 "판관 포청전"이나 "열린음악회"같은 프로그램은 높은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다"며 "드라마의 질적개선과 "시청률 조사폐지"와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폐지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방송사 내부에서도 "아무리 각 방송사의 사장들이 표면적으로 "시청률 조사폐지"를 선언했다고 해도 방송사의 속성상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가능하겠냐 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선 제작자들은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해도 시청률이 나쁘면 책임을 추궁당해 오던 현실이 하루 아침에 고쳐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일단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냉소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MBC와 SBS의 관계자들은 "KBS는 "공영성"이라는 잣대를 통해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평가할 수 있지만 민영방송은 과연 어떠한 원칙으로 시청자들의 시청행태를 파악,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을 표하기도했다. 이같은 여러 가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방송 3사는 "시청률 조사폐지" 선언이후 지난 3개월 동안 표면적으로는 당초 약속대로 시청률 조사를 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시청률조사가 예전과 별차이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최근 각 일간 신문들이 경쟁적으로 발행하는 주말 특집과 TV관련 잡지들 및 스포츠 신문들은 방송사의 "시청률 조사폐지"선언이후에도 MSK를 비롯한 각 조사기관의 자료를 이용해 방송3사의 프로그램 시청률을 자세하게수록하고 있어 일선 PD들과 방송관계자들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방송3사가 과도한 경쟁지양과 수준높은 프로그램 제작에 주력한다는 기치아래 실시한 "시청률 조사폐지"는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시청률 조사"를 대신할 만한 대안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며 당초 우려했던 대로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방송3사는 "시청률 조사"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방송개발원은 최근 발간한 자료집을 통해 ""시청률 조사"가 방송사간의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 제작을 유도하는 등 부정 적인 측면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청률 조사"는 시청자들의 시청행태를파악하는 데 있어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이라고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 제시도 없이 "시청률 조사폐지"를 선언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조치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방송개발원은 "외국 방송사의 경우 시청률 조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시청자들의 시청행태를 조사, 프로그램의 제작 및 편성에 이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나라 방송사들도 "시청률 조사 폐지"라는 소극적 인 자세보다는 새로운 프로그램 평가기준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 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청자 없이 방송 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없다는 당위적인 명제 앞에서 "시청 률 조사"는 필요악이다.
따라서 방송가에 획기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던 "시청률 조사폐지"선언이 진정으로 프로그램의 질개선과 이어질 수 있도록 방송가의 자정이 뒤따라야 할것으로 보인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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