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부와 한국영상음반협회의 공동주최로 "음반.비디오물 유통구조의 현대화 를 위한 세미나가 11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업계관계자 2백여명이 참석 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국내 영상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은 최근 세계무역 기구(WTO)의 출범과 대중문화예술의 국제화추세에 따라 외국 대형유통사의 대한진출이 가속화되는 등 커다란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개최된 이날 세미나의 발표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주> <기조연설> 유통구조의 현대화를 통한 음반.비디오물산업의 경쟁력제고 방안(오세조 연 세대 경영학과교수) 오교수는 "국내 제작사의 영세성과 아이디어의 빈곤、 그리고 해외제작사의 압도적 경쟁우위와 직배체계의 가속화등은 비디오 판매고객과 대여고객을 해외비디오 선호쪽으로 급속히 옮아가게 하고 있다"면서 "비디오산업은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오교수는 "국내 비디오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대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비디오산업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은 영상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경쟁력있는 비디오 즉 교육、 정서함양、 국내정서에 맞는 오락비디오물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 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함께 오교수는 "외국메이저들의 직배를 막기 위해서도 국내 대기업들이 제품을 복제하여 판매하는 단순한 유통서비스개념에서 벗어나 고객들의 새로운 구매서비스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점포의 서비스개념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교수는 이를위해선 비디오유통업체를 단순히 비디오를 팔고 빌려주는 것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토털엔터테인먼트 서비스센터의 개념으로 발전시켜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유통업체들은 비디오와 음반、 그리고 CD등을 통합적으로 판매하거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상품의 동시전시등을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하며 대여점들도 비디오뿐 아니라 음반과 CD의 대여는 물론, 배달서비스와 나아가서는실생활과 관련된 추가서비스등에 대한 참여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교수는 또한 "비디오산업에 비해 음반은 해외기업의 국내 잠식이 덜하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제고를 위한 노력의 여지도 적지 않다"면서 "국 내기업들은 하루빨리 유통구조의 현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교수는 "외국유통사의 참여、 국내 대기업과 대형서점의 유통시장진출에 따른 기존 도매상과 소매상의 존립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이 문제 의 해답은 음반소비자들이 구매시점에서 어떠한 서비스를 원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여 각 유통상들이 어떻게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기존 도매상과 소매상들이 존립하기 위해선 철저하게 고객 및 시장 지향적인 차원에서의 적소시장전략으로 나가야 한다"며 "지역상권을 명확히 분석하고 고객들의 욕구와 특징을 파악하여 표적고객이 왜 음반을 사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것을 구매하고 또한 고객들이 어떠한 라이프스타일과 인구 통계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편의점형"소매점포의 운영으로 고객들에게 좋은 음반을 신속히 제공 하여 시간적 장소적 편의를 극대화시켜 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도매상들은 연쇄화본부의 입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것과 함께 가맹소매점포의 서비스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교수는 "이제 비디오.음반업체들은 새로운 유통구조상의 지각 변동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유통업태가 고객들의 요구에 지속적으로 부응할 수 있으며 어떠한 유통시스템이 가장 높게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1주제> 음반 유통구조의 당면과제 및 개선방안 유의선(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국내 음반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과 외국 직배 사의 음반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다국적 대형유통사와 대기업의 본격적인 유통업 참여로 신유 통체계가 구축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음반유통체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있다. 불법복제음반의 유통도 기존 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중 의 하나다. 이로인해 대다수 유통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문을닫는 레코드점들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국내 음반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경쟁력있는음반을 제때에 기획.제작하여 적정가격으로 원활히 공급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효율적 음반 유통체제의 확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불법 복제에 대한 현행 법적 처벌기준을 강화하고 경찰 청 내에 불법 복제 단속반을 주기적으로 가동시키거나 음반협회가 자발적으로 불법음반을 단속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정부나 업계도 미디어등을 통해 시민들이 불법복제 음반을 사용하지 않도록 계몽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
외국 유통사들의 국내 진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제작.
유통분야에대한 수직적 통합이 확대돼 음반판매에 따른 내부거래 비용을 줄이고 안정된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기업의 음반제작 및배급참여를 권장하여 제작사-도매상、 도매상-소매상 간의 반품에 따른 도.
소매업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해외 유통사나 대기업에 의해 주도될 저가격 정책은 공정거래질서가 유지되는 범위내에서 허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다국적 유통사나 대기업에 의한 가격파괴행위도 공정거래차원에서 반 덤핑정책으로 규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음반관련협회는 세계 각국의 음반시장 현황이나 추세등을 분석、 그 자료 를 회원사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협회내에 음반정책조사실(가칭)을 설치、 변화하는 세계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및 다국적 유통사들의 적극적인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유통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른바 틈새전략、 적소이론 차원에서 대규모 유통업체와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포지셔닝 전략구축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음반이 직접 소비자에게 배급될 수 있도록 통신서비스강화 등 다각 적 판촉전략을 시도해야 하며 바코드를 판매용 음반에 부착、 소비자가 선호 하는 음악형태 및 장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밖에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음비법) 개정에 따른 유통환경개선 부담 금의 실시를 단계적으로 확대、 음반기획.제작사의 국내 음반제작이나 해외 판촉지원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체계적인 유통망 구축을 위해서는 음반 발매시기 및 장르 등에 따라 가격 차별화를 실시하고 정찰제의 정착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병행해 반품 및 백마진 비율등과 관련된 불공정 거래가 사라지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노력해야 한다.
<제2주제> 비디오물 유통구조의 당면과제 및 개선방안 (황상재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80년대초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시작된 비디오가 지난 10여년동안 40%가 넘는 고속성장으로 93년말에는 판매액과 대여액을 합쳐서 총 매출액이 1조원 이 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장이 질적인 성장 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비디오 산업규모가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해외자본에 의한 국내시장 종속이 가속화되리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물론 해외자본에 의한 국내시장 지배는 비디오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타 업종의 경우 해외자본에 의한 국내시장 지배를 제어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는 반면 비디오업계에서는 정부 는 물론이고 직접이해집단들의 목소리도 찾을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있다. 비디오 유통시장은 크게 해외에서 비디오물을 구매하여 재가공하는 1차 유통 시장과 국내에 반입되어 재가공된 비디오물이 대여업자에게 유통되는 2차 유통시장으로 구분지어 살펴볼 수 있다.
규모의 경제논리가 적용되는 영상산업의 하부시장인 비디오 시장에서 핵심적 기능은 제작에 있지 않고 유통에 있기 때문에 국내 비디오시장은 제작사가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할만한 충분한 유인요건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1차 유통시장에서 해외공급업자들이 제공하는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수용자의 입장인 국내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들은 제작사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는 외국 비디오물의 배급창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가격 교섭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제작사들은 공급자 독점시장에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해외 메이저로부터 가격과 계약조건、그리고 판매수량에 이르기까지 불합리한 계약을 강요당하는 입장에 놓여있다.
2차 유통시장은 1차 유통시장보다 더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시장성이 있는 자체 상품을 생산.보유하고 있지 못한 국내 제작사들은 대리점을 통한 지방의 위탁판매라는 새로운 직판유통망을 형성하면서 중소도매상들의 이윤 감소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국내 비디오 산업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적 대응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선 국내에서 제작되어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던 한국영화들이 제작업자들의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비디오 시장에 유통되지 못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영화관의 의무상영일수에 준하는 한국영화 의무배급제(비 디오쿼터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생산부문의 활성화를 위해 유통에서 얻어진 수익의 일정부분을 프로그램 제작에 재투자하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해외 프로그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국내 비디오 시장의 특성상 국내 유통 시장은 국내 영상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이 없는 한 오랫동안 해외 메이저사가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시장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 메이저사들의 카르텔 구조에 준하는 기구를 만들어 이를 중심으로 가격과 계약조건의 설정 등에 있어서 국내 제작사들의 교섭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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